▲ 지난달 오픈한 통합연금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노후준비 잘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직장인이 몇명이나 될까. 은퇴 또는 노후라는 말을 들으면 자신감은커녕 주눅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직장인이라면 1년에 두세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노후를 위해 저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직장인, 1년에 두세달치 월급 연금으로 쌓여
일단 직장인들은 국민연금에 한 달치 월급을 저축하고 있다.

현재 근로자는 매달 월급에서 4.5%를 떼서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하고 있으며 회사는 근로자가 납부한 금액만큼 보태고 있다. 이렇게 회사와 근로자가 낸 돈을 합치면 연간소득의 9%를 노후를 위해 저축하고 있는 셈이다. 연간소득의 9%면 한 달 월급보다 많은 돈이다.

퇴직급여로도 매년 한 달치 월급을 쌓고 있다.

법정퇴직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1년 이상 일한 근로자가 1년 근속할 때마다 기업에서 최소 한 달치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에서는 퇴직금을 회사 외부의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있다.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근로자는 연말정산 때 연금저축에 저축한 금액에 대해 최대 400만원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지난 3월 현재 우리나라 직장인의 월평균 급여가 317만4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한도만 채워 저축해도 웬만한 직장인의 한 달치 월급을 저축하는 셈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연금계좌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도 확대됐다.

지난해까지는 연금저축과 퇴직연금(DC 또는 IRP) 추가납입 금액에 대해 연간 4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최대 7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단 연금저축 적립금에 대해서는 최대 400만원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추가로 늘어난 300만원은 퇴직연금에 납입해야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렇게 직장인들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 합쳐도 1년에 두달치 월급을 노후를 위해 저축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추가납입 금액까지 보태면 1년에 세네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을 연금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통합연금포털에서 연금정보 일괄조회 가능해져
적지 않은 돈인데 노후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이 가입한 연금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연금에 가입하고 있는지, 적립금은 얼마나 되는지, 연금은 언제부터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제대로 몰라 불안한 것이다. 그렇다면 노후대비 저축금액을 늘리는 것에 앞서 자신이 가입한 연금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csa.nps.or.kr)의 ‘내 연금 알아보기’를 이용하면 보험료를 언제부터 얼마나 납입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납부내역뿐만 아니라 연금수령시기와 예상 연금액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6월 12일 오픈한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을 이용하면 된다.

통합연금포털 홈페이지를 방문해 회원가입을 한 다음 연금정보 조회신청을 하면 금융기관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도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단 금융기관에서 연금정보를 집적하는 데는 3일 정도 소요된다.

퇴직연금의 경우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뿐만 아니라 확정급여형(DB) 정보도 조회할 수 있다.

DC와 IRP의 경우 가입하고 있는 금융회사의 상품과 함께 현재 적립금이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으며 DB 가입자도 퇴직연금 가입회사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입사일, 중간정산일, 급여, 임금인상률 등 추가정보를 입력하면 예상 연금액을 조회할 수 있다.

개인연금도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뿐만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가입한 일반연금의 가입일과 적립금, 연금개시일 정보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동엽 이사는 “통합연금포털에서 국민연금 정보까지 조회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자신이 가입한 연금상품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금융회사에 일일이 자료를 요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진것만으로도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며 “이제 개인들도 국민연금공단과 통합연금포털만 잘 이용하면 자신의 은퇴 후 소득을 손쉽게 계산할 수 있어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노후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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