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협협의회(WOCCU) 브라이언 브랜치 사무총장

▲ WOCCU 브라이언 브랜치 사무총장

이익 환원 등 신협 본연의 가치 지키고
M&A 통해 효율성·기술력도 제고해야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지난주 미국 덴버에서는 전세계 61개국, 3200여명의 신협 조합원들이 참가한 ‘2015 세계신협협의회(WOCCU) 총회’가 열렸다. 신협의 가장 큰 국제행사인 이번 총회는 세계 각국의 신협인들이 모여 지속가능한 발전방안, 20~30대 조합원 유입을 통한 성장전략, 국제신협의 경영트렌드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 기조강연에는 WOCCU 브라이언 브랜치(Brian Branch) 사무총장이 등장해 2020년까지 조합원 수 2억6000만명 돌파를 목표로 전진하자고 밝혔다.

1990년부터 30년 이상 WOCCU에 몸담으며 신협의 발전에 기여해 온 브라이언 브랜치 사무총장에게 세계신협의 현황과 한국신협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Q. 올해 WOCCU 총회를 미국 덴버에서 개최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A. 미국은 조합 6399개, 조합원 1억명, 자산 약 1조1000억달러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신협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덴버는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가 벌어질 당시 ‘대형은행 계좌를 폐쇄하고 신협으로 옮기자’는 캠페인이 가장 먼저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신협에 많은 도전과 비전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Q. 세계 1위인 미국신협 등 선진국 신협의 현황은 어떠한가.
A. 미국과 캐나다신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합원 수가 크게 증가했다.

당시 금융소비자들은 대출 거부, 각종 비용 및 수수료 금액 증가 등으로 은행에 대한 신뢰를 잃고 신협으로 발길을 돌렸다.

즉 상업은행들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었지만, 신협은 이익을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본연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돼 그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신협은 2011년 빈부격차 심화와 금융기관의 부도덕성에 반발해 일어난 반(反)월가 시위를 계기로 ‘은행 계좌 전환의 날(Bank Transfer Day)’이 만들어지면서 두 달 만에 120만명의 신규 조합원이 유입되기도 했다.

Q. 한국신협에 대해 평가한다면.
A. WOCCU는 한국신협과 긴 역사를 공유했고 견고한 네크워크를 관계를 구축해왔다.

또한 신협의 기본철학과 원칙을 지키려는 한국신협의 노력과 다양한 사회공헌시스템은 매우 고무적이다. IT 기반의 전자금융시스템과 공제사업 등도 주목할 만한 분야다.

한국신협은 세계신협사에도 매우 이례적인 성공모델이다.

대부분의 저개발국가가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데 비해 한국신협은 신협법 제정과 조합원 교육을 위한 연수원 건립 등 신협의 인프라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처럼 조합원 중심의 초창기 신협모토가 그 성공비결이었다고 본다.

게다가 한국신협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의 금융위기를 이겨내고 성공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현재 한국의 신협중앙회가 제공하는 전산서비스는 다른 신협국가, 심지어 미국신협에서도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다.

이번에 문철상 신협중앙회장이 WOCCU의 이사로 당선되면서 향후 국제신협에서 한국신협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라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또 한국 최초 신협인 성가신협 이사장이었던 고(故) 강정렬 박사와는 20년간 WOCCU에서 다양한 저개발국 신협운동에 참여한 인연으로 오랜 스승이자 친구였기에 한국신협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

Q. 향후 세계신협 발전을 위한 WOCCU의 전략은.
A. 신협의 공통 글로벌 전략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신협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과 서민층을 위해 특화된 조직이다. 따라서 은행이나 타 금융기관들이 고액자산가들을 선호하고 이들을 위해 경쟁하는 동안 서민층을 위한 시장은 다소 덜 경쟁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협의 비영리 구조가 일반 금융기관과 다른, 이러한 블루오션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금융회사에 맞서 신협도 특유의 저비용 구조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협은 금융서비스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면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방식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효율성과 기술력을 제고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미국이나 영국 사례에서 보듯이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의 효율성도 추구해야 한다.

서민금융을 다루고 있는 신협의 특성상 기초적인 금융교육서비스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신협은 인류의 미래 금융시스템 중 하나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 특히 IT 발전에 따른 환경 변화에 대처해 나가면서도 일대일 접촉을 통한 세밀한 서비스는 신협의 강점이다.

‘오직 조합원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신협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신협발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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