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경기회복에 상반기 순이익 전년比 대폭 개선

산탄데르·카이샤뱅크…고객 확보 및 해외 M&A 주력

<대한금융신문=박유리 기자> 스페인의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자국 은행들이 긴축 전략에서 벗어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던 스페인은 최근 내수 중심으로 경제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스페인 통계청(IN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페인의 국내총생산량(GDP)은 전분기 대비 1%,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하며 2007년 이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경기회복세에 따라 스페인 은행권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 대신 성장으로 전략 노선을 전환하고 나섰다.

우선 산탄테르(Santander)와 방키아(Bankia)는 상품 및 채널 혁신을 통해 고객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산탄테르는 지점 및 인력 축소와 부실 자산매각 등 ‘비용관리(cost control)’ 전략에서 ‘로얄 고객 확대’ 전략으로 방향을 바꿨다.

산탄데르는 영국 등 일부 국가에만 출시했던 3%대 고금리 예금 ‘123 계좌(Account)’를 모든 국가에 확대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방키아는 스페인 내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지점망을 대폭 확대하고 주요 근거지에 자산관리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현지 금융사와 M&A 및 합작법인 설립 등을 추진 중인 은행도 있다.

카이샤뱅크(CaixaBank)는 올해 초 영국의 바클레이즈(Barclays) 은행의 스페인 부문을 인수해 55만명 고객과 262개 지점을 확보했다.

아울러 홍콩의 동아은행(Bank of East Asia) 및 오스트리아 에르스테그룹 뱅크(Erste Group Bank) 지분에 투자했으며, 현재 포르투갈 BPI 금융그룹 인수전에도 참여 중이다.

중소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진 방코파퓰러(Banco Popular)는 멕시코 금융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멕시코 및 남미에서도 중소기업금융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혜미 수석연구원은 “스페인 은행들은 그간 추진했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고 상품 및 채널 혁신, 글로벌화 등의 전략 추진으로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국내 은행은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수수료수익 성장 정체로 하반기에도 수익성 부진이 예상된다”며 “국내 은행권 역시 스페인 은행권의 사례처럼 비용효율성을 높이고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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