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좌 보유 인구 28%뿐인 미개척지

比 정부, 외국계 자본에 문 활짝 열어줘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최근 필리핀의 리테일금융 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의 병자’로 불릴 만큼 낮은 성장세를 보였던 필리핀이 2010년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 취임 이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필리핀 정부가 낙후된 금융산업을 제고하기 위해 외국계 은행의 자국 진출을 전면 허용하면서 필리핀의 리테일금융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의 경제성장률은 6.1%로 아시아지역 가운데 중국(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필리핀은 6.7%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필리핀은 전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30대 이하 청년층의 비중이 61%에 달하는 등 잠재적인 핵심 소비계층을 보유한 국가다.

특히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 대비 빈곤 인구의 비중(41.5%)이 낮아 소비증가가 리테일 금융수요의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경기회복으로 소비가 점차 증가하면서 기업대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필리핀 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포착됐다.

2010년 이후 필리핀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10.3%에 그쳤으나 가계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17.6%를 기록했다.

총대출 중 가계대출의 비중도 2010년 14.3%에서 2013년 16.7%로, 2014년 17.7%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필리핀 정부가 금융산업의 문을 활짝 열면서 외국계 은행의 참여도 빨라질 전망이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외국계 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상한선을 기존 60%에서 100%로 확대하고 업무범위 제한도 철폐했다.

현재 필리핀에는 유니버셜은행 21개, 상업은행 15개 등 총 36개 은행이 영업 중이다.

민간 및 국영 유니버셜은행이 지점 네트워크 및 총자산 등 규모 측면에서 은행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민간 유니버셜은행 중 상당수는 현지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필리핀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은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호주, 독일, 한국 등 총 16개다.

국내 은행으로는 외환은행이 지점 형태로 영업 중이고,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향후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 송치훈 수석연구원은 “필리핀의 15세 이상 인구의 은행계좌 보유 비중은 28.1%로 전세계 평균(60.7%)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이와 더불어 현지 정책당국이 낙후된 금융후생을 제고할 목적으로 그간 제한하던 외국계 은행의 자국 진출을 지난해부터 전면적으로 허용한 만큼 필리핀 리테일뱅킹 부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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