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국민연금은 중기자산배분을 위해 5년 단위로 목표수익률과 위험한도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자산군별 목표비중을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와 기금운용본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량적 분석결과와 정성적 판단의 구분 또한 분명하지 않아 자산배분 목표설정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사회보험연구실 원종욱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국민연금 자산배분의 가장 큰 문제로 자산군별 비중 변화의 최종목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현행 중기자산배분 정책은 위험자산 비중에 대한 목표설정이 어려운 체계로 위험자산의 비중을 얼마로 해야 하며, 해외투자의 최종목표가 몇 %인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원 연구원은 “위험자산과 해외자산 비중에 대한 최종목표를 자산배분 모형에서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연도별 이행 계획도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한 채 전술적 수준 정도의 목표만을 제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연금 중기자산배분은 그의 지적대로 장기적인 지향점 없이 현재의 투자역량에만 맞춰 점진적으로 자산비중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민연금에서 적용하고 있는 MVO모델은 기대수익률과 위험수준(표준편차)에 따라 자산배분이 크게 달라지고 특정 자산에 비중이 쏠리는 코너해(Corner Solution) 문제가 대표적인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코너해 문제를 해소하고 국내자산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책조건을 설정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 모델을 기존 MVO 모델에서 ‘블랙리터만(Black-Litterman)’ 모델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블랙리터만 모델은 MVO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중립자산 비중을 기초로 해 시장균형수익률을 도출하는 체계다.

일반적 MVO 모델과 달리 시장중립적 포트폴리오에서 시장균형 수익률을 도출해 자산배분의 기준 수준을 제시한다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

원 연구원은 “일반적인 MVO 모델의 한계와 달리 블랙리터만 모델은 궁극적인 전략적 자산 비중의 기준선을 제시할 수 있어 국민연금의 중기자산배분을 보다 합리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선할 수 있다”며 “시장중립적 수익률과 자산배분이라는 기준에서 투자자의 주관적 견해를 추가로 적용해 최종적인 균형수익률과 자산배분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MVO 모델과 달리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도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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