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주머니엔 결단, 패자 주머니엔 후회만”

▲ KB손해보험 김병헌 사장

좌우명 ‘호시우보’처럼 보험시장 헤쳐 나가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호시우보(虎視牛步),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사물을 바라보고, 소처럼 우직하게 걷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호랑이는 물론 동물들은 사냥을 덤벙덤벙하는 경우가 없다. 먹잇감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결정적 순간을 찾는다. 그 과정이 예리하고 매서워서 ‘호시(虎視)’인 것이고, 그 눈으로 먹이를 노리는 것을 ‘호시탐탐(虎視眈眈)’이라고 한다. 그런 호랑이가 사냥을 지레짐작으로 하거나 ‘이쯤이면 됐어’하는 자기타협으로 하지는 않는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듯이 호랑이에게도 사냥의 순서가 있고 절차가 있다. 한 번의 실수가 자신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호랑이는 자연에서 학습했기에 서투르게 접근하지 않는다.

서투르지 않고 덤벙덤벙하지 않기 위해 KB손해보험 김병헌 사장은 ‘호시우보’를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살아가는 인생도 그렇지만 보험업계도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시장을 살펴보되 기본과 원칙을 충실하게 지켜야만 뒷걸음치지 않고 꾸준하게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경영과 관련,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되뇌는 말이 있다고 한다.

“승자의 주머니에는 결단이 있고, 패자의 주머니에는 후회가 있다.”

이 문구를 가슴에 담게 된 계기는 2년 전에 읽은 한 권의 책이다. 《승자의 안목》(김봉국 저)이라는 책을 읽으며 고전과 비즈니스 환경을 연결시킨 책의 내용에 매료된 김 사장은 이 책을 임직원의 독서경영 교재로까지 추천한다.

이유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하에서 확고한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경영에 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필요할 때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 때 이후 ‘결단과 후회’는 김 사장의 주머니에도 들어있게 된 것이다.

물론 승자의 주머니에는 결단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가 참고했음직한 《탈무드》에 승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덕목이 등장한다.

우선 승자는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고, 인간을 섬기다가 감투를 쓰고, 입에 솔직함이 가득하고, 하루 25시간을 쓴다. 그리고 시간을 관리하고,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넘어지면 일어서는 쾌감을 안다고 한다.

그런데 패자는 후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로 행동을 변명하고, 감투를 섬기다가 바가지를 쓰고, 적당히 말하는데 익숙하고 하루 23시간을 쓴다고 한다. 더불어 시간에 쫓기고, 이기는 것도 두려워하고, 넘어졌을 때 자신의 운을 한탄한다고 한다.

김 사장은 ‘승자의 안목’으로 치열한 경쟁을 헤쳐 나가려 한다. 그래서 무인도에 갈 때 가져갈 책으로 그는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꼽았다. 이유는 ‘위대한 기업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를 알고 싶어서다. 물론 분석만으로 위대한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애지중지하는 문구, ‘승자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결단’을 꺼내야 가능하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김 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호시우보’와 ‘승자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결단’이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다. 그의 임기는 물론 KB손해보험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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