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리 일원화 미뤄 …“시기 놓친 정책대응” 우려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신흥국들이 잇따라 변화된 통화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터기중앙은행(이하 TCMB)이 당초 예고했던 정책금리 일원화를 미루고 금리를 동결해 주목되고 있다.

터키는 현재 1주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레포)금리와 하루짜리(오버나이트) 차입금리 및 대출금리 등 세가지를 정책금리로 활용 중이다.

2010년 은행의 금리결정 유연성 제고를 위해 복수의 벤치마크 금리를 도입한 것인데, 그간 불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7월 TCMB가 미 금리 인상과 함께 일원화 단행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결정 직후인 지난 17일 TCMB는 달러화표시 법정지준 금리를 25bp 인상(0.24→0.49%)하며 외화유출 확대 가능성에 대처했지만 정책금리에는 변동이 없었다.

현재 오버나이트 차입금리와 대출금리는 각각 7.25%. 10.75%이며, 1주일 레포금리는 7.5%이다.

전문가들은 TCMB의 이같은 금리동결 배경으로 최근 유가하락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터키를 포함한 신흥 금융시장이 안정된 흐름을 보인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IMF(국제통화기금)를 비롯한 주요기관에서 내년 터키 경제성장 정망치를 대거 하향조정함에 따라 이에 대응할 필요성도 높아졌다.

지난 8월 발표한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의 TCMB 통화정책 운용방침’에 따르면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기조 및 거시건전성 강화를 표명하고 있다.

현재 은행 간 시장금리가 금리밴드의 상단 수준으로, 상단의 상향조정 없이는 레포금리 인상의 긴축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때문에 1주일 레포금리를 중심으로 대칭이 되도록 금리밴드 상하단을 조정해 단일화를 추진하고 레포거래 시 채권담보조건을 단순화 하는 등 통화정책 수단을 간소화하는 게 골자다.

또한 은행의 외화예금 계정을 통해 차입한도를 늘리고, 리라화 지준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한편 외화매도 공개입찰을 확대해 리라 및 달러화의 유동성을 관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비핵심 외화부채 만기연장(3년 이상)을 유도하고 달러표시 법정지준 및 중앙은행 예치금리 등을 페드펀드(Fed funds) 목표 금리 상단(0.5%)에 근접하도록 할 계획이다.

TCMB는 내년 1월 19일 예정된 다음 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와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의 간소화를 시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금리 정상화 영향으로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선택이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TCMB의 긴축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우호적인 비둘기파로 인해 인플레 기대조절을 위한 정책대응 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BNP파리바는 TCMB의 결정에 대해 “수차례 금리조정 시사에도 불구하고 의미가 모호한 새로운 금리인상 조건을 제시했다”며 “정책금리 단일화 조치가 금리 상단조정을 의미하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플레 전망은 최저임금 30% 인상 계획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TCMB가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향후 미 금리 정상화가 TCMB 정책선택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