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기준 최우대금리 3.50%로 올려

예금금리 인상 계획은 당분간 없어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가 9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발표하면서 미국 대형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반면 예금금리는 여태 올리지 않아 은행들이 당분간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수익을 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지난 2008년부터 연 3.25%로 유지해 왔던 최우대 대출금리를 최근 연 3.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발표된 지 12분 후 웰스파고가 가장 먼저 최우대 대출금리를 인상했고 JP모건체이스,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은행, 도이체방크, BB&T 등도 잇따라 최우대금리를 올렸다.

최우대 대출금리는 신용도가 좋은 개인과 기업 고객에 적용하는 최저금리로, 신용카드 또는 중소기업 대출금리의 기준이 된다.

반면 예금금리를 인상한 은행은 JP모건 한 곳뿐이다.

JP모건은 미국 주요 은행 중 처음으로 1월부터 일부 대형고객을 대상으로 예금금리를 인상했다.

다만 이번 예금금리 인상은 대부분 기관 고객에 적용되는 것으로 일반 개인 고객은 금리인상 혜택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이밖에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은행 등은 예금금리에 변동을 주지 않았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예금금리 인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만 올리고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은 예대마진을 많이 남기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첫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수익 혜택을 당분간 그대로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만큼 미국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계속 동결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중개업체 비닝스파크의 마티 모스비 애널리스트는 미국 은행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 후속조치로 예금금리를 0.1%포인트 이하 수준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내 은행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예·대금리를 먼저 인상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금리는 연 3.16%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5월 3.27%에서 계속 하락하다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또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1.64%로 지난해 11월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저금리 여파로 10개월간 계속 떨어지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이 지난해 말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에는 미리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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