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시장 영향 경제 약화로 전이 안돼”

위안화 평가절하 시 영향 커 대비 필요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새해 벽두부터 중국의 주식시장 약세로 글로벌 시장이 혼란스러운 모습이지만 중국에 대한 공포감을 크게 키울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동안 추진해온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낮아지면서 거시경제가 다소 약화되겠지만 경착륙을 의미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주식시장이 아닌 위안화 약세로 인한 리스크가 디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더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 상해증시는 7%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구매관리자(PMI)지수 발표가 예상치를 하회한 점이 영향을 미쳤지만 이보다 대주주 매도가 가능해지면서 증시 하락세를 예상한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고 여기에 서킷브레이커 도입으로 거래 중단 전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결국 도입 나흘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중단됐으며, 8일 이후 대주주 매도를 제한하는 규제가 정립되면서 시장 하락폭은 연초 첫 3거래일 보다 다소 축소됐다.

이에 대해 슈로더자산운용 이머징마켓 크레이그 보텀(Craig Botham)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증시 약세는 중국 경제의 약세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며 “재개된 약세장은 펀더멘탈이 아닌 기술적인 요인 때문으로 주식시장 약세가 경제 약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주식시장은 글로벌 거시경제 건강 지표로 선행적인 정보를 크게 제공하지는 않는다”며 “PMI지수 역시 공해로 인한 공장가동 중단으로 제조업 활동에 부담을 준 부분이 반영돼 있어 한가지 지표만을 가지고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부문에서는 반등세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위안화 약세, 특히 역내 시장과 역외 시장 간의 위안화 가치 차이를 좁히기 위한 중국정부의 시장개입이 자본유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을 미 달러화 대비가 아닌 통화 바스켓(무역가중 통화 바스켓)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어 이를 기준으로 삼는 실질실효환율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

문제는 미 달러화 강세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 정부가 한번에 큰 폭으로 평가절하를 진행하면 실질실효환율이 크게 낮아져 전 세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크레이그 보텀 이코노미스트는 “큰 폭의 일회성 위안화 평가절하는 신흥시장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며, 환율 부조화(정부, 기업, 금융업종이 보유한 외화 부채의 부담 가중) 및 인플레이션 급등 가능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단 일회성 평가절하의 경우 추가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반면 점진적인 평가절하를 진행할 경우 통화약세 추세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오히려 불확실성이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필요 이상 통화가치가 약화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통화가치 절하에 대한 기대가 스스로 지속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경우 전 세계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실질실효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위안화 약세가 성장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는 만큼 정책입안자들이 다른 정책을 염두에 둘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이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어서다. 더욱이 당국 통제를 벗어나 자본유출세가 높아질 위험도 배재할 수 없어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위험 인식은 당분간 지속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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