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8 17:15 (화)
[금융수장 워딩분석] 조용병 행장 신년 키워드 ‘탁월함’ ‘4차 산업혁명’
[금융수장 워딩분석] 조용병 행장 신년 키워드 ‘탁월함’ ‘4차 산업혁명’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16.02.14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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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떼’는 위기와 혼란의 시대 헤쳐갈 마인드셋

ICT와의 융합 통해 새로운 산업혁명 대처 요청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2016년 키워드는 ‘탁월함’과 ‘4차 산업혁명’이다.

‘탁월함’은 치열한 경쟁에서 선도적 은행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의 마인드셋에 해당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앞으로 은행이 헤쳐가야 하는 외부적 환경을 총칭하는 말이다.

조 행장의 ‘탁월함’에 대한 요청은 2016년 신년사에서 시작해 이달 초 1100여명의 임원과 간부들과 함께 한 경영전략회의로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올 1년 조직에게 줄곧 요청할 단어일 것이다.

그래야 ‘탁월함을 향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은행의 전략목표가 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행장의 탁월함은 경쟁에서 승리를 일궈내기 위한 가치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다. 승리지상주의의 가치라면 아마도 ‘모든 면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것’으로 충족될 것이다. 그는 여기에 ‘존재의 목적을 충실히 실행하는’ 실천성을 보탰다. 실천하지 않으면 탁월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탁월함’을 정의한 그는 위기의 시대를 헤쳐갈 자신만의 리더십을 ‘탁월함’에서 찾고자 한다.
금융산업의 핵심동력이 인적자원이므로 ‘변화’와 ‘혁신’의 추동력 또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리더십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아레떼는 교육으로 성취되는 것
조 행장이 이처럼 탁월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아레떼(arete)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교육을 통해 성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용기와 관련해 두 명의 대표적 인물을 비교했다. 주인공인 ‘아킬레우스’와 트로이의 맹장 ‘헥토르’다. 호메로스는 이 책에서 아킬레우스를 중심 이야기로 끌고 가면서 그의 탁월함을 칭송한다. 하지만 작가의 애정은 전투를 거듭하면서 헥토르에게 쏠린다.

타고난 용기의 대명사 아킬레우스보다 교육을 통해 용기를 익힌 헥토르를 더욱 빛나게 묘사한 것에서 그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다.

죽음을 인식하면서 공동체를 위해 가족의 품을 떠나며 그가 보여준 ‘학습된 용기’는 이후 그리스 전사들의 전형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이 같은 용기를 그리스에서는 지고의 아레떼로 여겼다.

특히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스승이었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레떼를 교육의 핵심으로 삼았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탁월함에 대한 천착에서 나온 저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레떼는 탁월함을 의미하는 단어이기 이전에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아르고 원정대를 이끌었던 이아손이 콜키스에 있는 황금양모를 훔쳐 가는 길에 들린 스케리아의 왕비가 바로 ‘아레떼’이다.

결혼한 부부는 어떠한 공격도 받게 해서는 안되는 스케리아의 법률에 따라 이아손을 보호하기 위해 콜키스에서 같이 탈출한 메데이아와 결혼까지 시킨 인물이다. 물론 오딧세이아가 트로이전쟁 이후 10년간 지중해를 헤매면서 만나게 되는 나우시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한편 그리스인들에게 탁월함은 적용의 제한이 없다. 모든 부분에서의 탁월함이다. 심지어 사물에도 탁월함은 적용된다. 탁월한 ‘말’이 있을 수 있고 탁월한 ‘의자’도 있을 수 있다. 같은 말에 대해서도 탁월함에 대한 해석은 다를 수 있다. 경주마의 아레떼가 속도에 있다면 운송용 말의 아레떼는 힘에 있다.

조 행장은 아마도 의미의 한계가 없는 탁월함이라는 단어의 쓰임새가 더 마음에 들었을지 모른다. 위기의 시대를 이겨낼 탁월함은 특정 업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탁월함의 가치를 마음에 새긴 사람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조 행장이 시대를 정의하기 위해 사용한 ‘4차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과 관련해 전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한 단어이다. 그리고 최근 폐막한 다보스포럼의 핵심 주제이기도 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이 가전부문을 매각하면서까지 자금을 만들어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가 산업자동화 소프트웨어가 좌우할 이 혁명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며, 전 세계 주요 금융회사들이 핀테크와 새로운 ‘페이’ 기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가 바로 이 혁명의 후폭풍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조 행장 또한 신년사에서 “생체인증 범용성 확대, 모바일 뱅킹 기능 강화 등 비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높이고 옴니채널 기반의 고객경험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자”고 말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더 이상 제조업의 숙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ICT 간의 융합만큼 금융산업과 ICT의 융합도 대세가 된 세상이다. 여기서 뒤쳐지면 ‘탁월함’도 빛을 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행장이 말한 “과거와 다른 혼돈과 변화의 시대”에서 새로운 산업혁명은 은행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며,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은 각자의 탁월함을 지녀야한다는 것이 아마도 조용병 행장의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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