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수원보상부 북수원대인센터 최인하 주임

▲ 삼성화재 수원보상부 북수원대인센터에서 손해액을 결정하고 보험금을 산정하는 손해사정사로 근무 중인 최인하 주임. 최 주임은 “손해사정사가 의사처럼 외상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상처 받은 마음은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 삼성화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병원에 몸의 상처를 치료하는 의사가 있다면, 보험사에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의사가 있다.

이 특별한 의사들은 남편을 잃고 울먹이는 미망인에게 말없이 손수건을 건네기도 하고, 고객 본인도 모르고 있던 골절을 찾아내 병원으로 이끌기도 한다.

보험 가입자에게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는 손해사정사가 그 주인공이다. 삼성화재 수원보상부 북수원대인센터에서 근무하는 입사 4년차 최인하 주임도 그 중 한 명이다.

손해사정사 본연의 업무는 사고로 인해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액을 결정하고 보험금을 산정하는 일이다. 사고 발생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조사 및 분석하고 유사 사례와 판례를 검토해 보상 범위를 결정한다.

최인하 주임은 “사고가 접수되면 처리 상황을 보고 얼마나 다쳤는지,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판단하고 보상액을 정한다”며 “특히 대인배상은 합의가 중요해서 피해자나 고객을 만나 일일이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에게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는 대인보상의 특성상 고객의 마음이 상해 있거나 사고 당사자간에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대화를 통해 흥분을 가라앉히고 싸움을 중재하는 것 역시 손해사정사의 업무다.

최 주임은 “고객이 흥분했다고 해서 절대로 같이 흥분해서는 안 된다”며 “1~2시간 고객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 때는 사고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다. 단순 부상 사고와 달리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 주임은 “단독사고로 피보험자가 사망했는데 남겨진 배우자와 자녀가 있었다. 상을 치르고 바로 만났는데 어떤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 배우자와 마주 앉아 하염없이 울었다”며 “나중에 그 분이 같이 울어줘서 많은 위로가 됐다고 했다. 어떨 땐 백 마디 말보다 진심 어린 침묵이 더 큰 위로가 된다는 걸 배웠다”고 회상했다.

사고를 원만히 해결하고 고객의 건강 증진에도 힘을 보태 고맙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

최 주임은 “지난해 몸 한쪽에 마비가 있는 장애인 한 분이 버스에서 사고로 넘어져 다쳤는데 마비가 있는 쪽에 원래 골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자녀들과 별도로 연락해 병원에 모시고 가 상태를 확인해보라고 권했는데 이후 수술을 받고 좋아졌다고 전해 와 뿌듯했다”고 말했다.

영업이 물건을 파는 일이라면 보상은 만족감을 주는 일이라 말하는 그는 오늘도 마음에 상처를 입은 고객들을 찾아 현장을 누빈다.

최 주임은 “기본적으로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일한다는 점에서 영업이나 보상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업이 물건을 파는 거라면, 보상은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며 “손해사정사가 의사처럼 외상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상처 받은 마음은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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