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변신은 무죄, 끊임없는 혁신의 시작

온라인뱅크 이어 ‘커피와 은행’ 결합점포 오픈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은행이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혁신과 변화의 키워드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공룡처럼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다.

ICT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전통적 은행관은 깨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은 결제수단으로서의 매체력을 이미 확인했다. 각종 페이들이 개발되는 속도와 적용되는 범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통신수단의 범주를 넘어서 문화소비의 채널이자 경제활동의 주요 도구로 성장한 스마트폰. 이 스마트폰이 대세인 시대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과 연결된 문화적 코드가 세상을 좌우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이 코드를 놓치지 않고 발 빠르게 현업에 적용하고 있다. 우선 스마트폰을 활용한 위비뱅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위비뱅크의 손과 발이 되어줄 네트워크인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은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플랫폼을 선점하면 채널과 시장은 자연스럽게 이어 붙는 것이 모바일 생태계의 섭리다. 그 룰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성공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시장의 분위기가 상존하지만, 혁신은 끊임없이 추진하는 세력에게만 주어지는 성공사례와 같다는 점에서 우리은행의 행보가 남다르다.

우리은행은 금융과 커피를 접목시킨 새로운 점포를 금융권 처음으로 오픈했다. 프리미엄 커피브랜드인 ‘폴바셋’과 함께 동부이촌동에 ‘카페 인 브랜치’라는 이름의 콜라보 점포를 지난 주 열었다. 오픈 행사에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두 개의 다른 업종이 협업해 기업 간 윈-윈 모델을 제시한 새로운 점포”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위비뱅크와 같은 온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기존 영업점인 오프라인 채널에 있어서도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의 DNA를 우리은행에 접목하려는 이 행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콜라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류의 역사는 콜라보의 과정에서 형성되었다.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 오늘날의 서구 문화를 만들었고 도교와 불교, 그리고 유교의 융합이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문화를 만들었다.

문화뿐 아니라 기계의 발명과 발견도 이종 기술의 융합을 통해 이뤄졌다. 금속활자와 포도주 압착기의 결합을 통해 구텐베르크의 근대적 인쇄술이 등장할 수 있었고 직물을 짜는 천공카드 방식의 직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통계 데이터를 처리하는 테블레이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천공카드는 이후 테이프와 디스크 등으로 형태를 바꾸면서 오늘날의 컴퓨터가 되었다.

근대적 혁신,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적 변화는 모두 융합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계에 부딪친 근대적 개념의 금융 산업이 융합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출발점을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문은행과 콜라보 점포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콜라보 점포 또한 카페에 국한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2호 점포는 제빵 브랜드와 콜라보를 기획하고 있다니, 어쩌면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우리은행의 콜라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행장의 2014년 취임사처럼 그는 “항상 반발 앞서 혁신하고 변화하는 ‘영선반보(領先半步)'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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