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2016년 매출대상 수상자 최명순 (대리점)·김호련(설계사)씨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보험사의 연중 최대 행사인 연도대상 시상식 뒤에는 축제 분위기에 가려진 보험왕의 땀과 눈물이 있다.

차에서 쪽잠을 자고 붕어빵으로 허기를 달래가며, 웃음치료사 수업으로 소심한 성격을 바꿔가며 왕관을 쓴 그들에게는 저마다 독특한 사연이 있다.

KB손해보험 ‘2016 골드멤버 시상식’에서 대리점부문, 설계사부문 매출대상을 각각 수상한 대구서부지역단 대구중앙지점 최명순(44)씨와 창원지역단 창원상남지점 김호련(49)씨의 얘기다.

▲ 대리점부문 대상 최명순씨.
◆절실함이란 이름의 유산

보험영업 20년 경력의 최명순씨는 2006년 매출장려상 수상 이후 10년만에 매출대상을 거머쥐었다.

부족한 학비나 벌 생각에 거리로 나선 가난한 설계사를 3000여명의 고객을 관리하는 억대 역봉자로 바꿔 놓은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절실함이란 이름의 유산이었다.

최씨는 “처음엔 부족한 학비나 벌어볼 생각으로 무작정 보험영업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시작했으니 절실함이 있었겠나”라며 “하루에 한 번 고객을 만나고 그마저도 거절당하면 곧장 퇴근하던 신인 시절, 설계사는 무척이나 가난한 직업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2000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부터 마음을 다잡게 됐다. ‘내가 돈이 있으면 더 좋은 병실에서 더 좋은 치료를 받게 해드렸을 텐데’라는 후회가 들었다”며 “절실함이 생기니 신기하게도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매일 새벽 5시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한다는 최씨에게는 먹는 시간, 자는 시간도 사치다.

최씨는 “차에서 30분씩 쪽잠을 자고 붕어빵으로 허기를 달래다 보니 붕어빵 장수마저 고객이 됐다”고 전했다.

매출금상을 여섯 차례나 수상한 끝에 대상 문턱을 넘은 최씨의 목표는 내년에도 왕관을 쓰는 것이다.

최씨는 “‘크라운멤버’라고 불리는 매출대상 수상자 출신 선배들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못 올랐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연속 대상을 받아 크라운멤버 대상 수상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설계사부문 대상 김호련씨.
◆남편 뒤 이은 소심한 아내

2008년 KB손보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의 뒤를 이어 보험영업을 시작한 김호련씨는 8년만에 매출대상을 수상했다.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날 때에도 부끄러움을 탈 정도로 소심했던 김씨를 보험왕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웃음치료사 수업이었다.

김씨는 “지점장으로 근무 중이던 남편을 돕기 위해 잠시 서무 일을 하다 남편이 쓰러진 직후 설계사 일을 시작했다”며 “소심한 성격 탓에 덜덜 떨면서 고객을 만났다.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나는 순간에도 부끄러움에 주변을 세 바퀴 정도 돌다 들어갈 정도였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그러다 2010년 웃음치료사 수업을 수강하면서부터 성격이 180도 바뀌었다”며 “자신감과 함께 긍정적인 마인드까지 얻으면서 교도소에서 웃음치료 봉사를 하고 선거철 유세 활동에 참여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적극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시기에 따른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감안해 영업을 하는 김씨의 좌우명은 ‘염치 있게 살자’다.

김씨는 “매월 마지막 주엔 되도록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 고객의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보험 한 건을 계약한다는 생각보다는 고객들에게 이 상품이 정말 필요하다는 인식을 스스로에게 주문한다”고 말했다.

기본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항상 신인의 마음으로 출근한다는 김씨는 오늘도 타석에 들어선 야구선수의 마음으로 고객을 만난다.

김씨는 “야구선수는 타석에 많이 들어서야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설계사들에게 그 타석은 영업현장”이라며 “많은 고객을 만나야 홈런이 나오든, 안타가 나오든 결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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