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8 16:25 (화)
“하위 80%가 이끌어가는 사회, 이것이 핀테크다”
“하위 80%가 이끌어가는 사회, 이것이 핀테크다”
  • 문혜정 기자
  • 승인 2016.05.1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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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가 독식했던 정보를 다수가 나눠가지는 세상

▲ 한국핀테크연합회 홍준영 부회장
“대한민국이 롱테일 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제테크가 아닌 핀테크로 가야 한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실질적인 부를 가져다 주는 정보는 꽁꽁 숨겨져 있다. 블록체인, 로보어드바이저, P2P금융 등 핀테크가 여는 세상은 이 정보를 소수의 기득권층이 아닌 다수의 사용자가 나눠가진다는 본질에서 출발한다.

한국핀테크연합회 홍준영 부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위 20%의 소수가 아닌 하위 80%의 다수에 가치를 두는 롱테일 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핀테크’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테크는 불확실성을 가중시키지만 핀테크는 예측 가능성과 확실성을 만들어준다. 여기서 빅데이터는 핀테크가 만들어 내는 예측과 맞춤의 가치연결 고리가 된다.

그는 부동산 시장을 예로 들며 “보통 가게를 내고 싶으면 부동산에 찾아가 월세를 포함해 유동인구, 대략적인 월수익 등을 중개인에게 물어보고 사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정확한 분석과 통계수치 없이 중개인과 감만 믿고 무작정 뛰어든 사업은 3개월만에 망하기 일쑤다. 이것이 제테크다”라고 말했다.

반면 핀테크가 만들어가는 세상은 전혀 다르게 펼쳐진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컴퓨터 화면에 구글지도를 띄운 후 가게를 내고자 하는 반경 1km 내 점포들의 연매출과 월매출을 모두 확인한다. 카드사의 오픈API를 통해 소비층의 성별, 연령, 주 사용처 등을 파악하고 마지막으로 행정망을 열어 주변의 치안정보까지 꼼꼼히 확인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린다.

예측과 맞춤이 가능한 빅데이터는 자영업자의 성공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지만 지금 우리나라 현실에선 꿈 같은 일이다. 홍 부회장이 제시한 정보들은 개인 프라이버시라는 명목 아래 열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정보를 보호해야 할 것과 정보를 발굴해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발전할 수 없다”며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성장하려면 빅데이터를 가치화시켜야 하는데 정부가 풀어줘야 할 정보들을 모두 막고 있다”고 한숨 쉬었다.

정보가 숨겨져 있기에 이득을 보는 최대 수혜자가 대기업과 대기업 주주, 정부, 소수의 기득권 층이라면 그들이 가진 고성능 망원경을 하위 80%를 위해 나눠가질 이유가 있을까.

여기서 홍 부회장은 ‘블록체인’을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의 근간이 되는 핵심 시스템으로 꼽았다. 중앙집중적인 시스템에서 정보를 공공에 분산시키는 방식은 핀테크가 추구하는 본질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영국은 최근 분산하면 공개가 되고 공개가 되면 투명한 사회가 된다는 비욘드 블록체인(Beyond blockchain)을 국가론으로 선언했다. 블록체인을 단순히 기술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중앙집중적인 블랙박스를 지우고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사회 가치망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만든 블록체인 컨소시엄 R3 CEV의 중심엔 골드만삭스가 있다. 돈 많은 자본가와 대기업만 상대하던 골드만삭스가 작년부터 블록체인을 비롯해 1만개의 스몰비지니스(Small Business) 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왜 그들은 소수의 자본시장이 아닌 정보를 분산시키고 다수의 평범한 서민들을 겨냥하기 시작한 것일까.

홍 부회장은 “골드만삭스는 돈을 굴리는 회사다. 하지만 그 굴리는 방식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며 “은행이 핀테크를 하는 최종 목표는 계좌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갈수록 생명주기가 짧아지는 대기업의 계좌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다수의 소상공인 계좌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미래에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사소한 다수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지난해 “우리는 IT기업이다”라는 발언으로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핀테크를 작은 스타트업들이 뛰어 노는 시장으로만 여긴다면, 불과 몇 년 후 바뀔 새로운 세상에서 우리는 이미 도태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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