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300억달러 규모 UK Top Co 설립 예정

거래성사 불확실성·주가하락 등 위험요소 존재

독일과 영국의 증권거래소의 합병 추진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증권거래소와 런던증권거래소는 지난 3월 합병을 통해 시가총액 300억달러 규모의 유럽 최대 거래소인 UK Top Co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 거래소 본사는 런던에 두기로 했으며 규모는 시가총액 319억달러의 CME 그룹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전망이다.

신규 거래소의 지분은 독일증권거래소가 54.4%, 런던증권거래소가 45.6%를 각각 소유하게 된다. 두 거래소는 합병이 성사될 경우 앞으로 3년간 매년 4억5000만유로 규모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 인수에는 그동안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CME 그룹, HKEx(Hong Kong Exchanges and Clearing) 등이 관심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합병 발표 이후까지도 독일증권거래소의 유력한 경쟁자였던 ICE가 지난 5월 4일 인수를 포기하면서 양 거래소 간 합병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두 거래소가 합병을 통해 글로벌 거래소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거래소 시장은 미국 CME 그룹, 미국 ICE, 홍콩거래소와 UK Top Co의 4강 체재로 재편됐으며 신설 거래소는 독일증권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와 런던증권거래소의 전통적 주식거래에서의 강점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디스와 S&P는 이번 합병을 통해 런던증권거래소의 신용도가 상당 부분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합병 거래소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주주들은 양국 규제당국의 승인과 관련한 논의가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으며 따라서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두 거래소가 합병을 통해 금융시장 기반의 중요한 부문에서 거래를 독점하고 있으며 동시에 대마불사 효과에 따른 규제회피를 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이 잠재적인 EU 탈퇴 가능성도 거래 성사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독일증권거래소 주주 입장에서는 오는 6월 23일 영국의 국민투표 이후 브렉시트(Brexit)가 가시화될 경우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이에 대해 독일증권거래소 CEO는 경쟁자의 인수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합병 합의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앞으로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총리는 새로운 거래소의 본사를 런던에 두기로 한 계획을 바람직하다고 평가했지만 독일 입장에서는 이를 난제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ICE가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런던증권거래소 인수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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