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9 11:15 (수)
[금융수장 워딩분석] “고객의 지갑 말고 터치를 잡아라”
[금융수장 워딩분석] “고객의 지갑 말고 터치를 잡아라”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16.05.2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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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위성호 사장

▲ 신한카드 위성호 사장

신한카드, 모바일 플랫폼 ‘판페이’ 시장 조성에 총력
선점효과 극대화 위해 향후 더 공격적인 마케팅 예상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금을 채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서부로 몰려갔다. 미국은 물론이고 이 소문을 들은 유럽, 중남미, 하와이, 중국 등에서 10여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주해갔다고 한다. 그것을 역사는 골드러시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골드러시 시기에 돈을 번 사람은 누구일까? 사금이나 금광을 제대로 찾아 낸 사람일까?

답은 ‘아니다’이다. 당시 돈을 번 사람은 삽과 채금장비를 판 사람이라고 한다. 삽은 생산도구이다. 도구는 방식의 차이가 있더라도 같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금을 찾아 서부로 온 사람들은 모두 삽과 사금을 거르는 망을 사야했다.

골드러시 시대의 삽과 같은 것이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플랫폼’이다.

우리가 열차를 타기 위해서 플랫폼을 찾아가야 하듯이, 정보통신을 이용한 비즈니스도 플랫폼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현대 사회의 비즈니스 출발점이 플랫폼인 셈이다.

휴대폰의 운영체계와 모바일 사용자의 인터페이스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도 바로 플랫폼 때문이다. 모바일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의 도움 없이 정보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 선점을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곳이 있다. 현금은 물론 플라스틱 머니까지 조만간 시장에서 퇴출시킬 기세로 쓰임새를 넓혀가는 모바일 지불수단 ‘페이’가 바로 주인공이다.

특히 카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광폭 행보는 두드러진다. 지난달 신한카드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위해 ‘판(Fan)페이’를 발표했다. 지난 2~3년간 모바일 앱카드를 통해 2200만명의 고객 중 500만명 정도를 모바일로 흡수한 신한카드가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모바일 지불수단을 선보인 것이다.

“앞으로의 싸움은 누가 고객의 지갑을 더 많이 점유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고객의 터치를 더 많이 차지하느냐가 결정한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판페이를 발표하면서 모바일 플랫폼 사업의 승부처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한 말이다.

단순히 ‘페이’ 기능에 멈추지 않고 일종의 디지털 상거래 포털처럼 판페이에 대리운전, GS25, 교보문고 등의 상점들을 입점시킨 신한카드는 올 연말까지 30개사로 제휴사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상품만 늘리는 것은 아니다. 제휴사들의 포인트를 신한카드 포인트와 통합 관리하는 한편 판페이를 이용할 경우 더 많은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까지, 고객 유인을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만들었다.

이유는 한 가지, 모바일에 최적화된 페이를 선점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카드 사용 형태에 맞춰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선점효과는 시장의 관문을 지키는 것과 동일하다. 특히 위기의 순간을 버티거나 극복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선점에서 발생한다.

임진왜란이라는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것이 이순신 장군의 승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승전의 토대는 왜군의 물류를 차단할 수 있었던 호남 앞바다에 대한 선점이었다.

부산포로 들어온 15만의 왜군이 14일 만에 한양에 도달했지만 바닷길을 통해 조달되어야 했던 식량과 무기는 호남 앞바다에서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였다. 또한 이후 7년의 전쟁 기간 중 이순신이 활동할 수 없었던 기간을 뺀 나머지 기간 동안 왜군은 호남 앞바다에서 발길이 막혀 있었다. 이순신의 확실한 선점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카드 업계 전체가 위기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위 사장도 현재 국면의 엄혹함을 직원들에게 숨긴 없이 말하고 있다. 불안감을 덜기 위해 IT기술에 대한 공부를 한다고 할 정도다.

위 사장은 카드업계의 위기국면을 판을 바꿔서 극복하고자 한다. 그리고 바꾼 판을 선점해서 업계의 수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분명한 것은 판페이는 단순한 ‘페이’ 그 이상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용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서 그 선점효과를 극대화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그의 판페이 전략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공격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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