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
勞 “정치권과 연결고리 추정…관치금융 여전”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30일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차기 이사장 선임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신임 이사장 후보 중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이 유력후보로 떠오르는 가운데 신보 노조는 황 전 사장에 대한 자질 우려를 표명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마감한 신보 차기 이사장 공모에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과 한종관·권태흥·권영택 전 신보 전무 등 민간 및 내부출신 인사 8명이 응모했다.

앞서 기재부 출신 인사가 유력한 차기 이사장 후보로 떠오르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졌으나 이번 공모에 관료출신은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차기 이사장은 민간출신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이다. 황 전 사장은 경북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우리파이낸셜 사장 등을 역임한 ‘우리맨’이다. 특히 황 전 사장은 경상북도 상주 출신으로 TK(대구·경북)로 대표되는 이번 정부와 두터운 인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신보 노조는 “민간 출신이라 해도 정권 실세가 개입된 것이면 낙하산이며 관치금융”이라며 황 전 사장에 대한 자질 우려를 나타냈다.

노조는 “평생을 수익 기관인 은행에서 근무해 온 경력이 정부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인 신보에 과연 적합한지 우려스럽다”며 “공모 마감 후 곧바로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는 만큼 정권 말기에 정치권과의 연결 고리가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바 신보의 공공성을 악화시켜 중소기업에 피해를 전가시키는 정부 정책의 앞잡이 또는 하수인 노릇이나 하지 않을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경제 위기 극복의 역할을 해야 할 신보를 제대로 이끌 수 있는지, 그리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위탁보증, 정책기관 기능 재편 등 신보의 큰 현안들을 해결할 능력과 자질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만에 하나 자격이 없는 자가 이사장으로 결정된다면 모든 투쟁 자원을 동원해 강력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보 임추위는 이달 29일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10월 7일 면접을 거쳐 복수의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 중 한 명을 선정해 청와대에 제청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신보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한편 이번 신보 이사장 선출은 내년 초까지 줄줄이 예고된 금융공기업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달 신보를 시작으로 11월에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예탁결제원, 12월에는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장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1월에는 기술보증기금, 3월 수출입은행도 수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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