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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 리스크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기고] 북한 리스크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 대한금융신문
  • 승인 2016.10.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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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FA지원팀 이명열 과장

▲ 한화생명 FA지원팀 이명열 과장.
글로벌 증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말이 통용된 지 오래다.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주식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음을 뜻한다. 쉽게 말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상황이나 기업들의 영업실적 혹은 보유자산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는 해외 선진국이나 신흥시장에 비해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실이라면 국내 주식시장이 해외 증시에 비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상당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직면해 있는 남다른 위험을 지목한다. 바로 북한의 위협이다. 북한의 대남 도발 위협이나 북한 체제 붕괴 위험이 언제라도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잠재적 리스크가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북한이 6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뉴스가 북한 리스크를 다시 상기시켰다. 실제 지난달 9일 오전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는 인공 지진이 감지됐다. 이와 관련 북한은 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고 발표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북한 문제가 언제라도 불거질 수 있고, 또 언제라도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투자자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북한 핵실험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일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에 나서거나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등의 도발 소식이 전해지면 투자자들은 동요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난달 9일 코스피는 1.3% 떨어졌고, 북핵 긴장감이 지속된 12일에는 2.3% 추가 하락해 앞선 6월 말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날은 북핵 우려뿐 아니라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도 주가 낙폭을 키웠지만 말이다.

과거 다섯 차례의 핵실험에서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을까. 2006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다섯 차례의 북한 핵실험을 비교해 보면 핵실험 당일에는 주가가 전 영업일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1~3차 핵실험 이후 코스피 하락세는 곧 멈췄다. 1~2차 핵실험에서 코스피는 6영업일 만에 북핵 사건 이전 주가를 회복했다. 특히 3차 핵실험에서는 코스피가 당일에만 하락했을 뿐, 다음날 바로 반등해 영업일 기준 이틀 만에 북핵 이전으로 복귀했다. 가장 최근인 5차 핵실험에서도 12영업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 1월의 4차 핵실험에서만 코스피가 회복되기까지 37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이때 코스피 하락은 북핵 악재 때문만이 아니었다. 당시 중국 증시가 폭락해 조기 폐장 사태가 벌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크게 동요했고,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도 이유였다.

결국 북한 핵실험 자체가 우리나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이며, 주가는 북핵 문제보다는 세계 경제와 금융 이슈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북한 관련 리스크에는 핵실험 외에도 서해교전과 미사일 발사,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 군사적 도발이 있고, 김정일 사망과 같은 체제 붕괴 위협도 존재한다. 이에 대한 주가 반응 역시 핵실험과 유사했다. 즉 북한 이슈는 국내 주가에 지속적인 파급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2002년 6월 서해교전 당일에는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고,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당시에는 장중 주가 낙폭이 확대됐지만 이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마감할 수 있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소식에는 주가가 급락했고 다음 날까지 추가 하락했지만, 곧바로 반등하며 3영업일 만에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2003년 2월 미사일 발사의 경우 당일에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주가는 하락했고 주가 회복에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이때도 북한 위협 때문에 증시가 약세였다기보다는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가능성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됐고 대기업 분식 회계 사건이 터지는 등 북한 이외 악재의 영향력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수차례 겪어왔던 일이기는 하나, 북한 관련 리스크가 두드러진다면 주식시장은 동요하고 투자자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북한 위험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북한 이슈가 국내 주식시장의 추세를 바꿔놓을 정도로 커다란 충격을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미 상당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북한 리스크는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영향을 준다는 학습효과가 형성돼 북한 리스크를 주식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 금융시장은 북한의 위협과 위험에 마주하게 될 것이고, 투자자들도 이러한 상황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북한 이슈에 과민 반응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북한 리스크로 인한 과도한 주가 하락을 기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의 단발적인 도발보다는 체제 붕괴 가능성이 보다 주의해야 할 위험으로 파악된다. 적절한 자산 배분과 주기적인 관리를 통해 다양한 국내외 위험에 대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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