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마감 美 대선과 겹쳐 투자심리 위축…청약률 0.29대 1 그쳐
트럼프 인프라투자 기대감 높아 두산밥캣·두산인프라코어 수혜 예상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시장 대어로 꼽혔던 두산밥캣이 ‘트럼프 쇼크’로 공모주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앞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 집행을 공약했던 만큼 장기적으로 미국 인프라 투자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것으로 보여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된 전일 마감된 두산밥캣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0.29대 1로 전체 공모액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주식은 전체 공모주식의 20%(600만5636주)로 이중 171만3020주만 청약됐다.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미 대선 영향으로 청약마감날인 9일 오전부터 주식시장이 급락했고 이로 인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밥캣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일정을 한차례 미룬 바 있다. 이에 공모물량을 당초 4898만여주에서 3000여만주로 줄이고 공모희망가 범위도 주당 4만1000원~5만원에서 2만9000원~3만3000원으로 낮췄다.

미청약된 물량은 대표 주관사가 떠안기 때문에 오는 18일 예정된 코스피 시장 상장에는 무리가 없지만 미국 대선일과 청약마감일이 겹치면서 예상치 못한 공모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나 ‘트럼프 쇼크’를 지나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두산밥캣은 상장 이후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트럼프가 세부내역과 재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소 5500억달러의 인프라투자 집행을 공약했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미국 일자리 되돌리기, 리쇼어링 유도 역시 제조업 기반인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청약이 저조했던 것은 시장 분위기 탓이 컸기 때문으로 상장에 문제가 없으며, 18일 상장 후 북미에서 60% 이상 매출을 올리며 인프라 투자의 수혜를 직접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두산밥캣의 실적 상승과 시장가치가 올라갈 경우 두산밥캣 지분 59.4%를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의 밸류에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트럼프 당선 확정 후 미국 대표 건설장비 업체 Caterpillar(CAT)의 주가가 7.7% 올랐고, 여기에 롤러, 아이들러 등의 주요 공급사인 진성티이씨도 9일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주가가 3.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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