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들이 P2P(Peer to Peer) 송금·결제 서비스 확산 추세에 맞춰 은행간 송금 앱을 내년 초 공동 출시한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형은행은 은행 네트워크 사업자인 ‘이얼리워닝(Early Warning)’과 협력해 P2P 송금 지원 앱 ‘젤러(Zelle)’를 출시할 계획이다.

젤러는 급성장하고 있는 페이팔의 ‘벤모(Venmo)’와 기존 핀테크 기업들의 송금서비스를 견제하기 위해 마련됐다.

벤모는 더치페이 기능을 기반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해 미국 내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벤모의 송금거래액은 2013년 말 1억9400만달러에서 2014년 말 9억600만달러, 2015년 말 25억달러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페이팔은 또 최근 애플의 음성서비스인 시리(Siri)와의 연계 서비스 계획을 발표해 추후 음성을 활용한 P2P 금융거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 대형은행들은 달라지는 금융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연합 결제네트워크인 클리어엑스체인지(ClearXChange)를 설립하고 은행간 송금 서비스 개선 방안을 모색해 왔다.

개별 은행 중에서는 BoA가 발빠르게 디지털화를 준비하고 있다. BoA는 내년 중 모바일 앱을 통한 챗봇 서비스 ‘에리카(Erica)’를 선보일 예정이다. 에리카는 예측 분석과 메시지 인식 등으로 지급 결제, 잔액 확인, 부채 상환뿐 아니라 맞춤형 금융 조언, 신용평가 조회 등의 기능을 갖췄다.

BoA는 향후 에리카를 통해 1:1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VIP고객만을 대상으로 제공했던 자문서비스를 일반 대중에게로 확대할 계획이다.

체이스(Chase)은행도 자사의 인터넷·모바일 송금 서비스인 ‘체이스퀵페이(Chase QuickPay)’를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 대형은행들은 핀테크 기업과 중소형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 금융서비스 출시에 뒤쳐져 있었다. 대형은행의 경우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채널 전략 수립 및 기술 개발에 많은 시간과 자본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내년 선보일 젤러는 기존 핀테크 기업의 P2P 송금 서비스가 낮은 수수료를 내세우는 만큼 수수료 전략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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