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송명찬 책임연구원

   
▲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송명찬 책임연구원

우리는 지금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저물가 기조의 장기화로 전례 없는 저금리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보호무역 및 글로벌 통화정책의 탈(脫)동조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금융 투자자들이 투자의 대상과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투자의 패러다임은 국내투자에서 해외투자로,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이동하고 있으며, 특히 중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분산투자가 가능한 상품, 그리고 매매 편의성이 높고 비용이 낮은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니즈가 높아졌다.

글로벌 ETF(Exchange Traded Funds, 상장지수펀드)는 이러한 투자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효과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ETF의 정의는 주요 지수의 흐름에 맞춰 수익이 결정되는 인덱스 펀드의 장점과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거래되는 주식의 장점을 모두 갖춘 상장지수 펀드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ETF는 무엇일까? 쉽게 설명하면 국내가 아닌 미국 및 해외 주요 주식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ETF이다. 2015년 6월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ETF 운용자산(2조9710억달러)이 헤지펀드 운용자산(2조9690억달러)규모를 넘어서기도 했다. 25년 역사의 ETF가 66년 역사를 자랑하는 헤지펀드보다 운용자산이 커졌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서도 글로벌 ETF의 인기는 높다. 2011년 이후 현재까지 매매상위 중 50% 이상을 글로벌 ETF가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글로벌 ETF가 빠르게 성장을 하는 것일까? 첫 번째 이유는 해외투자가 쉽다는 점이다. 일반 투자자도 몇 만원만 있으면 미국, 일본 등의 지수, 섹터, 기업에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정보부족으로 해외 개별 주식 투자가 어려운 투자자들도 글로벌 ETF를 통해 투자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A라는 투자자는 최근 4차산업에 대한 관심이 있지만 관련 기업은 대부분 해외 기업(IBM, GE, NVIDIA 등)이다. 해외기업 투자에 대한 경험이 없고 해외개별기업에 대한 정보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투자가 망설여진다. 그 와중에 A씨는 4차산업 관련 글로벌 ETF(BOTZ, 글로벌 로보틱스·인공지능 관련 ETF)를 접하게 됐고 쉽게 4차산업에 투자할 수가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글로벌 ETF를 통해 트렌드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ETF는 정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다각도의 투자가 가능해 거시 경제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미국에만 1700여 종목, 300여개 섹터에 달하는 ETF 투자를 통해 효율적인 자산에 투자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B씨는 미국 금리 인상을 생각하고 그와 관련한 투자를 원한다. 만약 글로벌 ETF에 관심을 가졌다면 미국 금리 인상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글로벌 ETF(BKLN, 시니어론 관련 ETF)에 투자할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빠르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있거나 자산 포트폴리오를 단시간 내에 변경해야 할 때 HTS, 모바일을 통해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자산 재배분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글로벌 ETF(미국시장 포함)는 일중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빠르게 익절, 손절이 가능하다.

글로벌 ETF는 익숙치 않은 해외주식도 손쉽게 투자, 트렌드에 맞는 합리적 자산배분까지 가능하지만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먼저 환율이다. 투자할 때 해당 통화로 환전 후 투자가 되기 때문에 시세차익 뿐만 아니라 환차익이 수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유의사항은 레버리지 효과다. 미국시장은 2~3배 정방향, 역방향 레버리지 ETF가 상장돼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ETF가 추구하는 수익률은 추적대상지수의 ‘일간’수익률의 배수나 역수를 추구한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 ETF를 장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의도하지 않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의할 점은 원자재, 농산물 ETF 등 ETF 구성요소가 선물로 이뤄졌다면, 선물만기의 롤오버 과정에서 기초 자산과 ETF와의 추적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슈로 인해 글로벌 ETF에 투자할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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