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IB사업부 정영채 대표

해외 M&A딜에 올해 역량 집중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적극 투자”

[편집자주]
‘한국판 골드만삭스.’ 국내 초대형 IB(투자은행)들이 짊어져야할 무게다. 올해 본격적인 스타트라인에 섰지만 주위의 높은 기대만큼 짊어진 부담도 크다. 그 무게를 견디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국내 IB부문 리더들을 만나봤다.

   
▲ NH투자증권 IB사업부 정영채 대표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첫 주인공은 바로 업계에서 IB부문 맏형으로 불리는 NH투자증권의 정영채 대표(부사장)<사진>다.

NH투자증권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고른 성과로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다.

때문에 정 대표는 초대형 IB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올해가 바로 제 실력을 발휘할 기회라고 자신한다. 좋은 경쟁자들의 등장이야 말로 성장의 새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신념에서다.

정 대표는 “IB사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덩치 큰 증권사가 나올 수는 있지만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우리는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가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해외 M&A딜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을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시장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면에서 신규분야인 대체투자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영채 대표는 “과거 상업은행 중심이었던 인수금융 시장에 진출했듯 크로스보더 딜과 관련된 해외 M&A딜과 같은 부분들이 새로 키워야 할 영역”이라며 “지난해 세계적 IB인 미국 에버코어, 인도네시아 다나렉사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도 그 일환이며, 특히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에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은행의 위험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롤’ 적용으로 보유자산을 정리해야 하고, 유럽 역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자산축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특히 대체투자의 투자원칙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가격탄력성 △유동성이 좋은 자산이어야 한다고 꼽았다. 장기 수익모델일수록 안정된 캐시플로우가 필요하며, 필요시 손절매가 가능하도록 수요도 꾸준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선진국 핵심자산으로 대상이 좁혀지지만, 흙속에서 진주를 골라낼 능력을 갖출 때가지는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정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대체투자는 기본적으로 밸류에이션에 대한 판단능력 제고를 바탕으로 좋은 자산을 발견해 총액인수로 투자하고, 이후 재매각(셀다운)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공급해, 상품측면에서 타사와의 차별성을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NH투자증권은 여타 증권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ECM(주식자본시장), DCM(채권자본시장)에서도 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어느 하나에 매몰되지 않고 A부터 Z까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은 2015년 IPO, 유상증자 인수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각각 2위와 1위 자리를 고수했다. 회사채 부문에서도 2년 연속 인수 1위를 기록했으며, 다양한 딜을 통해 인수금융 역시 업계 1위를 달성해 치우침 없이 고른 우수성을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어느 한 부분에서의 1등은 중요치 않다. 회사채, IPO, 지배구조 컨설팅, 비주력자산 매각 등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각 영역이 시너지 밸류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야말로 NH투자증권만의 경쟁력이 빛을 발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국의 정책방향이 자본시장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기업의 직접금융시장 수요도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은행계 증권사의 경우 NCR비율과 지주사의 BIS비율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핸디캡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습으로 계속 변모를 꿈꾸는 정영채 대표의 목표는 1등이 아닌 ‘자본시장 개척의 리더’다. IB시장에서 앞으로도 NH투자증권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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