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직접 발행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한금융신문은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국내 금융사 및 핀테크 기업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핀테크 2017] 2020년 블록체인 사슬로 연결된 대한민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디지털화폐 세션을 맡은 한은 전자금융기획팀 윤재호 과장은 먼저 한은이 추진하는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도입과 추진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윤 과장은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는 이유는 전자지급수단을 활성화하고 동전을 쓰는데 발생하는 관리·발행 비용 등을 줄여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현금 없는 사회(Cash-less)의 첫 단계로 이달부터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 사업은 물건을 구매한 후 거스름돈을 가상계좌나 선불카드, 모바일 등에 포인트나 마일리지, 전자화폐 등으로 적립해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먼저 편의점 등 계약을 맺는 가맹점의 적립 통계를 의무화하고 통계분석을 통해 대응 전략을 준비할 방침이다.

이어서 그는 디지털화폐와 가상통화의 차이를 설명하며 “금융당국과 각 이해기관들은 중앙은행에서 디지털화폐를 직접 발행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디지털통화 시장은 법의 규제를 받는 디지털화폐와 그렇지 않은 가상통화로 나뉜다.

디지털화폐는 통장의 예금부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을 기반으로 충전하는 선불카드, 교통카드, 각종 페이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가상통화는 비트코인 등 수백 종류의 암호화 화폐부터 각종 포인트, 사이버머니 등 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화폐를 말한다.

차이점은 디지털화폐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하지만 가상통화는 현금 교환을 해줄 법적 의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디지털화폐에 대해 해외에서는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디지털화폐 발행 시 GDP가 3%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디지털화폐의 발행량과 가격 조절을 새로운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과 캐나다, 호주, 러시아, 네덜란드 중앙은행도 디지털화폐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비트코인 SW의 변형된 형태인 DNB코인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

윤 과장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게 된다면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익명성이 상실된다는 단점이 생긴다”며 “무엇보다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면 기존 티머니나 캐시비 등 민간의 화폐와 경쟁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이는 크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금융신문은 대한민국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 금융사와 핀테크기업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매년 ‘핀테크 토론의 장’을 마련해왔다.

올해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시스템이 디지털화폐를 넘어 도시와 국가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글로벌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전망해 보는 자리를 가졌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