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UBS자산운용 이장호 글로벌운용본부장

변화된 환경

최근 투자 대상 자산의 선정이 어려워지면서 복수의 자산들에 투자하는 멀티-에셋(Multi-asset) 펀드들이 연이어 설정되고 있다. 

그 배경은 첫째, 단일 자산 투자에 따르는 높은 변동성을 회피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이다. 둘째, 시장들 사이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국내 경제 또한 저성장·저금리·저물가 등으로 특징 지워지는 뉴노멀(New Normal)의 영향권에 들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 이머징의 선두 주자였던 시기의 높은 국채 금리가 미국의 국채 금리 수준으로 낮아지고, 나아가 달러 국채 투자에 따른 환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비용을 지급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셋째, 해외 자산들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는 인적 물적 인프라가 갖춰지게 된 것 등이다.

분산과 장기의 효과

이 같은 환경 하에서 다양한 자산들에 대한 분산을 실현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투자는 투자 기간의 장기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때마침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연금 제도의 개혁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한 민관 공동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고객의 투자 기간이 장기화함에 따라 그동안 단기성과에 주력하는 과정에서 간과됐던 다양한 투자 기법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투자의 최대 장점은 ‘투자 타이밍의 극복’을 들 수 있다. 최근 자산 가격들이 고평가 돼 시장 진입 시기를 두고 다양한 견해들이 나오고 있는데, 장기간 투자할 자금이라면 시점과 관계없이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연금과 같이 장기간에 걸쳐 무위험 자산의 수익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투자 시점보다 투자 대상 포트폴리오의 위험조정수익률에 주목해야 한다. 국내외 멀티-에셋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를 활용해 감수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창출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중요한 것이다. 

ETF와 리밸런싱

그러면 멀티-에셋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장기 투자를 위해서는 먼저 투자 재원의 수명, 즉 자산에 투자될 수 있는 기간을 설정하고, 거시적·미시적 환경 변수들을 반영한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표수익률은 조달 자금의 비용과 투자 목적에 따라 결정하는 것으로 수익추구에 따르는 위험, 즉 변동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투자수단으로는 최근 보편화 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 ETF)’가 유용하다. 자산별, 지역별, 전략별로 다양한 ETF들이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운용의 대상이다.

이들은 적극운용 펀드(액티브펀드)들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며 자산 배분에 필수적인 유동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거시분석에 따른 전술적 배분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끝으로 멀티-에셋 투자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점은 주기적으로 목표 자산배분 비중으로 실제 자산 비중을 재조정(Rebalancing)하는 것이다. 이는 투자의 성공 원칙인 ‘고가매도, 저가매수(Sell High, Buy Low)’를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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