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가 국가의 재정긴축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영국의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증가세 둔화는 치매 및 알츠하이머로 인한 고령 사망자수 증가 때문이기도 하지만, 2010년 이후 지속된 재정긴축 기조가 고령자가 받는 사회복지 서비스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쳐 고령자의 삶의 질 뿐만 아니라 기대수명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기대수명은 2010년 이후 증가세가 약 50% 감소하는 등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0~2015년 동안 여성의 기대수명은 5년마다 1년, 남성은 3.5년마다 1년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2010년 이후부터는 여성의 경우 10년마다 1년씩, 남성은 6년마다 1년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2000~2015년 동안 기대여명이 여성은 6년마다 1년씩 증가하고 남성은 5년마다 1년씩 연장한 반면, 2010년 이후부터는 여성은 16년마다 1년, 남성은 9년에 1년씩 증가하며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관련 학계는 치매 및 알츠하이머로 인한 고령 사망자수 증가를 기대수명 정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002~2015년 사이 85세 이상 여성의 치매 사망자수는 175% 증가했고, 남성의 경우 250% 증가했다. 2015년 전체 사망자 중 치매와 알츠하이머로 인한 사망자는 11.6%로 모든 사망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치매로 인한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은 치매에 취약한 고령인구 증가뿐만 아니라 치매 진단율이 개선됨에 따라 치매 환자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0년 이후 영국정부가 유지해 온 재정긴축 기조도 간접적으로 기대수명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 예산은 1970년대 후반 이후 연평균 약 3.8%의 증가율을 보였지만2010년 이후 연평균 약 1.1% 증가에 그치고 있다.

2015년 영국의 GDP 대비 보건의료비 지출은 9.8%로 EU 국가 평균(9.9%)에 못 미치는 수준이며프랑스(11.0%), 스웨덴(11.1%), 독일(11.1%)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NHS는 2015~2016년 사이 약 25억파운드에 달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으며 2009~2015년 동안 영국의 1인당 실질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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