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경제발전에 따른 수명 증가와 오랜 산아제한정책으로 출생률이 감소하며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한자녀 정책이 실시된 1980년대 초 약 20%에 달했던 중국 출생률은 2015년 12.07%로 감소했다. 반면 2015년 중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억4386만명으로 1990년 대비 두배 이상 많아졌으며 기대수명은 1990년 68.5세에서 2015년 76.3세로 증가했다.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중국은 2025년 고령사회, 203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0년 뒤 초고령사회 중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20.9%인 3억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고령산업 전문기술∙인력∙시설 모두 낙후

중국사회는 빠른 고령화로 ‘부유해지기 전에 먼저 늙는다(未富先老)’는 우려와 함께 노인 전문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령친화산업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1인당 GDP가 1000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해 노년층의 구매력을 증진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나 노인용품산업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표준규격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반면 1인당 GDP 5000~1만달러 수준에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자국의 고령산업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는 상황에서 고령화를 맞이했다.

중국의 고령화 문제 연구기관인 중국노령과학연구센터는 중국 노년층의 잠재 구매력이 2014년 약 4조위안에서 2050년 약 106조 위안 규모로 증가하며 고령친화산업이 점차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4년 중국노령과학연구센터가 발표한 ‘중국 노령산업발전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고령친화산업은 크게 △노인용품 △노인서비스 △노인 부동산 △노인 금융서비스 4개 분야로 분류된다.

중국에서 고령친화산업은 산업개념이 막 형성되고 있는 초기로 아직 노인용품에 대한 표준규격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질 낮은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며, 지난 2000년대 후반부터 노인 부동산 개발 투자가 크게 증가했지만 양로서비스 관련 시설 및 인력, 간호기술은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지난 2000년대 노인 부동산을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인식하며 대도시를 위주로 노인주택, 양로서비스 복합단지를 대규모로 건설해 노인 부동산 개발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중국의 양로서비스기관 병상 수는 2015년 기준 노인 1000명당 30개 수준으로 국제 표준(노인 1000명당 50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치매 등의 질환을 가진 노인을 전문적으로 간호할 수 있는 인력도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양로서비스업 육성 위해 외자유치 장려

중국정부는 최근 고령친화산업을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다루며 양로서비스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율이 2015년 10.5%에서 2035년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양로서비스업 육성에 큰 의지를 가지고 외자 도입에 상당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양로서비스 육성정책은 △민간·외자 양로서비스기관 진출 촉진 △재가·커뮤니티 △양로서비스기관의 의료서비스 기능 강화 △스마트 양로서비스 발전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정부는 양로서비스기관 확충을 위해 최근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고 외국의 선진적인 양로서비스기관 경영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민영·외자 양로서비스기관의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외국투자자가 양로서비스기관을 설립할 때 독자 진출이 불가능했고 담당 부처와 관련 규정도 모호해 중국시장 진입 및 관리·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외자 독자기업의 영리성 양로서비스기관 설립을 허용하고 2016년에는 외자 비영리 양로서비스관 설립도 허용했다.

중국 전통사상에 따라 집에서 간호받길 원하는 노인이 많고 기존 양로원의 서비스 수준이 낮거나 시 외곽에 위치해 있어 이용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중국정부는 양로원·요양원 등의 양로서비스 시설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노인들이 집에서 간호받을 수 있도록 방문간호·급식·목욕서비스와 데이케어센터 등의 시설을 확대하고 집 근처 양로서비스 시설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재가·커뮤니티 양로서비스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해 이상 시 바로 대응할 수 있는 휴대용 건강검진 디바이스, 위치추적기, 가정용 로봇 등의 기술 개발 및 보급을 확대하고 양로서비스기관에 실족감지센서 및 노인행동 분석시스템 기능을 확대해 양로서비스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고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진출 시 중국정부가 중점적으로 발전시키는 재가·커뮤니티 양로서비스 분야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 기업은 양로서비스와 관련된 의료서비스 및 첨단 노인용품 등 우위를 가진 분야의 수출을 모색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대형 양로서비스 기관에 의료시설 설립을 의무화하는 등 의료서비스 기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재활·심혈관 등 노인 관련 의료서비스에 대한 협력 수요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치매노인 간호와 같은 전문간호기술을 갖춘 양로서비스기관 및 간호인력이 크게 부족해 전문 간호기술을 보유한 방문간호서비스 기업 및 간호인력 교육서비스 기업에 대한 유치 수요가 큰 상황이다.

전문적인 간호서비스에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시기에 중국에 진출한 싱가포르의 노인간호전문기업 ‘액티브 글로벌(Active Global)’의 경우 상하이 시 정부가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시범 실시해 양로서비스료 일부를 지원해주는 등 정책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국의 첨단상품 선호…中 정책 및 틈새시장 분석 필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 고령친화산업을 분석하며 “지역간 고령화 격차가 큰 중국은 상하이, 산둥, 저장, 쓰촨, 랴오닝과 같이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고령친화산업 시장규모도 큰 지역을 우선협력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협력 지역으로 유망한 상하이는 고급·첨단 양로서비스 분야의 협력이 유리하고 산둥성은 고령화율과 경제발전 수준이 높은 칭다오, 웨이하이 등 일부 연해도시를 중심으로 중산층 대상 양로서비스 및 노인 관련 의료서비스 협력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는 대도시 중 고령화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자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선도적으로 실시하는 등 양로서비스 이용 노인에 대한 재정 지원이 큰 지역이다. 고급·첨단 양로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다른 지역보다 높아 에머리투스, 액티브글로벌과 같은 유명 글로벌 기업이 일찍 진출하기도 했다.

산둥성은 노인인구는 많지만 농촌지역 고령자가 많고 상하이·저장 등에 비해 1인당 구매력이 낮은 지역으로 지역 내 대도시 중산층이 이용할 수 있는 양로서비스 진출이 적합하고 양로서비스기관의 의료서비스 기능강화 정책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질환전문 의료서비스 기관과협력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니치가칸과 싱가포르의 액티브글로벌은 중국의 재가·커뮤니티 양로서비스 육성정책에 힘입어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으며 일본기업만큼의 인지도를 갖추지 못한 한국 스파장비제조업체 바이오웰니스는 우수한 기술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국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진희∙최지원 연구원은 “한국은 중국 고령친화산업 시장의 후발주자로 한국정부는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갖춘 국내 중소기업의 홍보를 지원하고 기업은 중국 고령친화산업 정책 동향과 틈새시장을 파악해 중국 진출을 도모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지방 고령친화산업 관련 정부·협회 관계자들은 한국의 고령친화산업 현황이나 기업에 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의 고령친화산업 분야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소규모로 기업 자체적으로 해외홍보를 추진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진출 유망지역 중 하나인 산둥성의 고령친화산업 관련 정부부처는 호주, 미국, 네덜란드, 일본, 대만과 지속적으로 고령화 정책소개 및 양로서비스기관 방문 등의 교류를 하고 있지만 한국과는 교류가 거의 없는 상태다.

박진희∙최지원 연구원은 “중국 고령친화산업 시장에 먼저 진출한 일본은 자국의 고령친화산업 우수기업 편람을 중국어로 제작해 박람회·기업 교류회 등에 제공해 기업 홍보를 돕고 있는데 우리도 홍보의 한 방안으로 이러한 소개 자료를 제작·활용할 수 있다”며 “중국시장에서 한국은 첨단기술로 제작된 노인용 침대, 욕실용품, 자동화된 주방도구 등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 바이오웰니스의 노인용 욕조와 같이 첨단기술이나 특수 디자인을 갖춘 노인용품 및 재가 양로서비스를 받는 노인을 위한 가정용 헬스케어기기, 휴대용 건강검진기기 등 관련 시장 진출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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