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전통주 ‘이화주 붉은 막걸리’ 등 출시, 시장 개척 선도

2017년, ‘찾아가는 양조장’ 선정 및 우리술품평회 우수상 수상

▲ 2017년, 찾아가는 양조장 성정 및 우리술품평회에서 약주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알찬 수확을 거둔 전통주 업계 퍼스트 펭귄, 술샘. 사진은 본사 전경.

<대한금융신문 김승호 편집위원>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술과 양조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전통주 업계에 안착한 용인의 술샘(대표 신인건)은 양조업계의 ‘퍼스트 펭귄’이다.  

여타 양조장들은 막걸리나 청주(주세법상 약주)로 술도가의 문을 열었지만 술샘은 2012년 증류소주 면허를 먼저 취득해 소주를 먼저 만들고 최근에서야 막걸리와 청주를 내고 있다. 생산하고 있는 술들도 대체로 국내에 없었거나 잊혀져있던 술들을 되살리면서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시장전망이 불확실한  전통주 시장에서 ‘퍼스트 펭귄’을 자처하고 있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전통주 업계의 단면을 들여다보면 술샘의 행보가 얼마나 파격적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막걸리의 경우 농촌인구의 감소로 인해 전국 양조장들이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류소주 또한 대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희석식 소주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양주에 뿌리를 둔 우리의 전통주 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된 상황에서 주세법상 약주인 전통 청주의 입지도 좁기만 하다. 누룩 고유의 향과 맛을 거친 술로 받아들이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막걸리와 알코올 도수 40도의 소주는 그저 ‘아재들의 술’일 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대표는 생각과 고민보다는 행동을 ‘먼저’ 선택한 것이다. 

아저씨들이 즐겨 찾는 고루한 이미지의 전통주가 좋았던 술샘의 신인건 대표는 ‘술공부 삼매경’에 2012년 가양주연구소(술교육기관)에서 지도자과정을 같이 이수한 도반들과 용인에 술도가를 연다.(2017년 2월27일자 참조) 그리고 독특한 술로 승부를 걸기 위해 시장에 없는 술과 양조제품들을 선보인다. 

우선 술샘의 소주를 보자. 가양주 문화로 전수되던 전통 소주들은 무형문화재 등의 이름으로 제법 되살아났지만, 상압방식의 증류소주를 상업양조한 것은 술샘이 거의 첫 번째라 할 수 있다. 또한 누룩 내지는 일본식 입국으로 빚던 막걸리 시장에 술샘은 홍국을 발효제로 이용한 붉은 색의 ‘술취한 원숭이’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고려시대부터 양반가에서 즐기던 이화주도 술샘의 손길을 통해 되살아나 현재는 서너 곳에서 요거트 스타일의 떠먹는 술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화곡(쌀누룩)으로 만든 이화누룩소금은 일본의 누룩소금에서 착안해 우리식으로 재해석해서 시장에 내놓은 양조제품이다. 이처럼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연결 지으며 퍼스트펭귄 역할을 수행해 온 술샘에게 올 한 해는 뜻 깊은 해라고 볼 수 있다. 두 자리 수의 매출 성장, 그리고 찾아가는 양조장 선정 및 ‘우리술품평회’ 수상 등 술도가 입장에서 모두 알찬 성과들이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현재의 위치에 양조장을 설립할 때부터 농림식품부에서 지정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을 고려해 건물 설계를 했다고 한다. 전통을 지킨다는 관념에 빠져 고답적인 분위기를 연장하기보다 젊은이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양조장이어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양조와 관련 없는 카페와 교육공간을 별도로 설치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올해 추가로 선정된 6곳의 찾아가는 양조장에 포함됐다. 술샘의 찾아가는 양조장 선정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찾아가는 양조장 중 하나라는 포지션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술샘의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술샘의 신인건 대표가 주력제품 중 하나인 소주 증류기 앞에서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술샘에선 상압식으로 증류한 알코올 도수 25도, 40도, 54도 세종류의 소주를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올 초 선보였던 청주 ‘감사’가 2017년 우리술품평회 약부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 술맛까지 인정받게 된 것이다. 여기서도 술샘의 퍼스트 펭귄은 계속 이어지는데, 보통의 양조장에서 만드는 약주는 한 가지 버전이지만 신 대표는 ‘감사’와 ‘감사 블루’ 두 가지 버전을 생산해 기호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게 배려한 점이다. ‘감사’는 달보드레한 맛을 지녀 여성스럽다면 ‘감사 청(淸)’은 드라이한 맛을 지향해 남성 주당들을 겨냥한 술이다.

해마다 새로운 시각에서 전통주를 해석해서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술샘의 다음 목표는 맥주 제조방식을 이용한 전통주 개발이다. 우리술은 효소에 의한 당화와 효모에 의한 발효가 동시에 진행되는 병행복발효 방식인데, 맥주처럼 먼저 당화액을 만들고 이를 발효시키는 단행복발효 방식으로 술을 빚는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이를 위해 벌써 단행복발효를 위한 시설까지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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