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금융서비스 김용일 대표

 

지난해 9월 시그나 그룹은 라이나생명의 사실상 형제법인이자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인 라이나금융서비스의 신임 대표에 김용일 대표를 선임했다.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등을 거치며 영업 현장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메트라이프 시절에는 COT 6회, TOT 4회 등 10년 연속 매출 톱 10 안에 들었던 영업 전문가를 데려온 것이다.

라이나금융서비스는 라이나생명의 유일한 대면영업 채널로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텔레마케팅 영업에 주력하는 라이나생명에 대면 영업 DNA를 심어주고자 라이나생명이 꺼내든 카드다.

김용일 라이나금융서비스 대표는 “보험업계에서 필드부터 경험해 경영자 자리까지 온 케이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텔레마케팅(TM) 중심의 영업을 펼치던 라이나생명에서 설계사 중심의 대면 영업은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설계사를 중심으로 한 대면영업 채널은 보험사의 영업 기반이다. 최근 다양한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를 설립하고 있는 이유도 전속설계사 이탈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라이나생명은 반대 경우다. 텔레마케팅 채널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전화로 보험을 추천받는 고객들의 피로도가 커지면서 라이나생명도 장기적 관점의 채널 다변화 전략이 불가피해졌다. 태생부터 대면 영업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인 셈이다.

김 대표는 라이나금융서비스에 부임하며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 조직(TM과 대면 영업을 함께 하는 채널) 강화에 공을 들였다.

하이브리드 채널은 보험사가 얼마나 많은 충성 고객을 보유했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오랜 TM 영업으로 중장년층 고객을 다수 확보한 라이나생명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는 “라이나금융서비스에 부임하면서 하이브리드 채널의 성장 가능성을 엿봤다”며 “라이나생명은 전성기 재단을 중심으로 중장년층 우수 고객을 다수 보유한 회사”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생각은 실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라이나금융서비스가 보유한 300여명의 설계사 중 하이브리드 소속 설계사는 20%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이들의 인당 평균 월 초회보험료 수입은 100만원 이상, 영업채널의 생산성을 가늠하는 설계사의 가동률도 90%를 웃돈다.

김 대표는 “하이브리드 조직은 라이나생명이 공을 들여온 VIP 고객들에게 종합 금융설계를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전까지 보험사의 하이브리드 조직은 TM 채널과 가까운 성격으로 고전했지만 대면 영업 출신에게 TM 방식을 주입하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김 대표는 하이브리드 조직을 중심으로 한 성장에 나서는 한편 내년 4월부터 다가올 GA업계의 파고에 대비할 계획이다.

내년 4월부터는 GA 사무실에 대한 보험사의 임차비 지원이 금지된다. GA가 특정 보험사에 소속된 대리점이 아님에도 사무실 임차료 등을 지원받다보니 GA가 독립적인 위치에서 소비자에게 보험 상품을 권할 수 없게 됐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임차지원비 금지가 실시되면 자본력이 약한 중소 GA는 무너지거나 대형 GA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며 “규모가 축소되면 보험사와의 협상력도 작아져 판매수수료 체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김 대표는 자본력과 안정성을 갖출 GA만이 임차비 규제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이나금융서비스에 소속된 12개 프랜차이즈 지점이 가진 강점도 모회사의 자본력에서 비롯된 안정성이다.

김 대표는 “대면 조직 이외에도 600여명의 TM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내는 안정적인 성과와 모회사의 든든한 자본력이 라이나금융서비스의 강점”이라며 “내년 4월 이전까지 하이브리드 지점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장점을 다져놓자는 생각이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지점 설계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과 센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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