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59개 금융사 공동 채용박람회 개최, 은행장들 입 모아 강조

‘채용비리’ 문제 안 끝난 상황, 현재 구성원의 노력도 같이 이뤄져야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악이다. 괜찮은 일자리는 늘지 않는데 대학졸업자는 계속 쌓여만 간다.

금융권은 전통적으로 취업준비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직장이다. 그런 까닭인지는 몰라도 지난 몇 해 동안 금융권은 ‘채용비리’라는 뜨거운 감자를 한입 베어 문 형국이었다. 물론 현재도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주 59개 금융회사들이 공동으로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적 과제 해결에 선제적으로 참여하면서, 객관성 있는 인재 선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채용비리’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기 좋은 행사였다. 이 행사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물론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국내 은행의 은행장 및 금융회사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그렇다면 이 행사에 참석한 주요은행장들과 금융회사의 대표이사들은 어떤 인재상을 원하고 있을까. 이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덕목은 ‘청렴’과 ‘공감능력’이었다. 여기에 제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세태를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응력까지, 현재의 시대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덕목은 모두 포함되는 듯싶다. 물론 이 가치들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청렴’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강조하는 인성 중 하나이다. 역사 속에서 명멸했던 많은 국가와 왕조들의 쇠락과 붕괴는 권력자 내지 집단의 부패에서 시작됐다. 그런 까닭에 인류의 DNA에는 원초적인 욕망과 함께 후천적으로 부패에 대한 강한 거부 반응이 함께 새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두 개의 서로 상반된 가치가 역설적으로 공존하는 상태에 있다 보니, 법률과 도덕에선 부패를 막기 위해 강제조항을 두고 엄하게 다스렸던 것이다. 그럼 점에서 두 개의 가치를 병치시켜 인용한 다산 정약용의 언급은 탁월하기까지 한다. 다산은 자신의 저서 <목민심서>에 “청렴은 천하에서 가장 큰 장사이므로 큰 탐욕을 지닌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다. 사람이 청렴하지 않은 이유는 지혜가 짧아 그러는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처럼 청렴은 공직자의 인사기준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증식시켜야 하는 금융회사에게도 이 가치는 똑같이 중요하다. 성공하는 금융회사는 청렴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전달한 기업들이다. 회계부정과 부적절한 자금 운용 등 신뢰를 저버린 기업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각종 금융위기 때마다 고비를 넘지 못하고 쓰려진 기업들이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은행은 물론 각종 금융회사들은 이 가치를 신입직원 면접 때 가장 중요하게 바라본다. 

‘공감능력’은 소통을 위한 기존 전제다. 현대 사회만큼 복잡하게 인간관계가 얽혀있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또한 각종 IT기술의 도움을 받아 처리해야 하는 업무들도 단순 명쾌하기보다 다층적이며 복합적이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선 인적 네트워크를 제대로 갖춰야 하는데, 그 기본은 소통능력에서 출발하고 소통은 뿌리는 공감이기 때문이다. 업무만 그런 것이 아니다. 금융업 자체가 사람을 만나서 설득하고, 인정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사람간의 관계의 기본도 소통이니만큼 공감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쉽기만 하다. ‘채용비리’ 문제가 일단락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과연 ‘청렴’과 ‘공감능력’이라는 덕목을 현재의 구성원들이 얼마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말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강조해야 할 덕목일게다. 더 이상 금융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 없기 간절히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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