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숙련 고령자 일자리 상당수 로봇이 대체

현재의 노동시장은 고령 근로자의 급속한 증가와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화로 요약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 및 로봇에 의한 자동화가 더욱 가속화되며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UN은 1950년 세계 인구의 15.7%에 불과했던 50세 이상의 인구비중이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동시장 또한 1990년대 후반부터 고령 근로자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유효은퇴연령도 30년만에 처음으로 상승해 2014년 약 64세까지 상승했다.

2020년까지 로봇이 대체 가능한 사무·행정 및 제조·생산을 중심의 710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공장 노동자, 비서 및 배달 직원은 컴퓨터와 로봇에 의해 상당부분 대체된 상태다.

4차산업혁명의 중심인 로봇에 의한 자동화는 고령화 사회에 일자리를 대신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령 근로자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생산성 향상에 따라 임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동보다는 자본을 투자하는 투자자가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며 향후 노동에서 자본으로의 이익 재분배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동화 시대 고령 근로자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자동화가 어려운 수준까지 노동의 질을 높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급속한 기술 변화와 함께 저숙련 근로자가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훨씬 가파른 학습 곡선을 직면해야 하는데, 정보통신기술이 없는 고령 근로자의 경우 이러한 일자리를 유지하기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고령 근로자는 젊은 근로자보다 장기 실업률이 높고 나이가 들수록 파트타임과 비정규직 일을 하는 경향이 높아 안정되고 의미있는 일자리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 복지수준 낮을수록 자동화 위험 높아져

보험연구원이 15개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고령 근로자에 대한 자동화의 평균 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자동화가 가능한 직종에 저숙련 고령 근로자가 많이 종사하는 국가일수록 고령 근로자의 자동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근로자에 대한 자동화 위험은 1인당 GDP보다는 해당 국가의 교육수준, 산업구조, 공공지출 및 복지, 금융시스템의 영향을 받는다.

중국의 경우 평균적으로 고령 근로자의 76%가 자동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2015~2030년 사이에 50~64세 근로자는 1.28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호주와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젊은 근로자가 저숙련 작업에 종사하는 경향이 높고 고령화 진행 속도가 느려 고령 근로자의 자동화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저개발국가의 고령 근로자에 대한 자동화 위험이 선진국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OECD 국가를 분석한 결과 일본, 미국, 룩셈부르크의 자동화 위험이 스페인, 이탈리아, 캐나다, 뉴질랜드보다 높았다.

또 국민 총소득 대비 교육비 지출이 높고 사회보장제도가 강하며 대출기관과 대출자에 대한 법적보호가 향상된 국가일수록 고령 근로자의 자동화 위험이 낮았으며,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일수록 고령 근로자의 자동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 김혜란 연구원은 “정부가 복지를 위해 지출을 많이 하고 연금 대체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저숙련 고령 근로자는 더 이상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노동 시장에 남아 있는 고령 근로자의 경우 고숙련 노동을 하게 돼 자동화 위험이 낮아진다”며 “복지 지출, 산업 전환, 재정적 지원과 함께 훈련 및 교육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적절한 개입을 통해 고령 근로자의 자동화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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