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와 첨단산업이 만나며 기회 창출
4차산업제품의 탄탄한 수요처가 된 노령자

우리나라는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서며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일본은 70세 이상이 전 인구의 20%를 넘었다. 우리나라도 2025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가 5명 중 1명꼴이 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은 “급속한 고령화는 저성장을 가져오지만 변화에는 기회가 있기 마련”이라며 “아이러니하게도 고령사회에서 기회가 되는 분야는 최첨단 4차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 제품의 수요처가 고령자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소니(SONY)는 2018년 개띠 해를 맞아 인공지능(AI) 로봇강아지 '아이보(Aibo)'를 내놓았다. 이 로봇은 소니의 영상, 음향, 센서, 메카트로닉스 분야 기술력과 AI, 로보틱스, 커뮤니케이션 등 최첨단 기술이 융합돼 있다. 개들에게 아이보를 넣어주니 자신의 동료처럼 인식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을 정도다.

소니는 지난 1월 아이보를 공개한 직후 사전 예약 판매량이 3개월 만에 1만여대를 넘어서자 생산시설을 확충했다. 배우자가 사망해 혼자 사는 고령자들이 많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며, 소니는 급속하게 팽창하는 중국의 고령시장까지 겨냥했다.

일본에서 만든 '파로(Paro)'라는 물개로봇도 고령자를 위한 첨단 의료기기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음식을 줄 필요도 없고 죽지도 않는 이 로봇은 동작을 유연하게 해주는 기계 장치와 12개의 센서, 사람을 기억하는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이 내장돼 사람과 눈을 맞추고 털을 쓰다듬으면 반응하고 사람들에게 안긴다.

일본의 타카노리시바타가 2004년 수제품으로 처음 선보인 후 2009년 미국에서 2종 의료기구로 분류됐다.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고령자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효과가 있어 세계 각지에서 치매환자와 고령자들이 애용하고 있다.

고령자가 증가하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는 대표적인 문제가 ‘치매’다. 일본에서는 위치정보시스템과 센서를 이용해 치매노인을 관리한다. 택시기사들이나 봉사자들이 스마트폰 앱을 깔면 치매 노인이 옆을 지나갈 때 위치정보를 알려준다.

호주에서는 GPS를 신발에 부착해 간병인이 치매 환자 위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 슈즈’를 이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 유병자는 2024년 100만명, 2040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025년에 약 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30년간 세계에서 60세 이상 인구는 11억명이 증가해 20억명이 된다.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셈이다. 특히 고령인구 증가의 65%는 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 중심엔 중국이 있다.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 증가 전망을 보면 2016~2025년까지 매년 640만명이 증가하고 2026~2035년에는 매년 860만명이 늘어날 예정이다.

글로벌 로봇 주식지수(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성과를 보면 2010년 200에서 2018년 현재 800으로 4배가 올랐다. 복리로 8년 동안 매년 19%가 오른 셈이다. 이를 추종하는 ROBO ETF에는 일본 기업이 30% 정도 된다.

전 세계 10대 로봇메이커 중 6개가 아시아에 있으며 화낙(Fanuc), 야스카와전기, 가와사키 중공업 등 주로 일본기업들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도 미국의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보스톤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인수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최강자로 떠올랐다.

보스톤다이내믹스 창업자 마크 레이바트(Marc Raibert)는 "로봇은 장기적으로 노년층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그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록 소장은 “귀가 어둡거나, 잘 잊어버리고, 잘 넘어지는 등 노년층은 대부분 장애를 갖고 산다. 세계가 고령화되면서 4차 산업혁명제품의 탄탄한 수요처가 생겨나는 셈이다”라며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과 고령화 패러다임이 만나고 있는 시점에서 고령사회를 첨단산업과 연계하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관련 산업이나 기업에 장기투자를 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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