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를 기업 전체에 확산시키는 것이 지사의 역할
“RPA로 자동화된 업무를 활용하는 것은 직원 몫”

▲ 유아이패스 장은구 대표가 RPA 비즈니스에 대해 대한금융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요즘 금융권을 포함한 전 산업 분야에 '디지털화'라는 용어가 제일 큰 화두다. 이에 대기업, 금융사를 주축으로 주 52시간 근무제와 맞물려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 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도입하거나 검토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말한다. 많은 기업들이 업무 생산성과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RPA를 도입하지만, 기업 내 업무 생산성 증가 혹은 직원들의 업무 방식 변화와 같은 구체적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유아이패스(UiPath)의 장은구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체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RPA 플랫폼 도입"이라며 "하지만 국내 RPA 시장은 '자동화' 기술에만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기업 전체에 RPA가 확산된 사례를 찾기 힘들다"라며 유아이패스만의 철학을 설명했다.

유아이패스는 RPA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다. 지난 2016년 루마니아에서 시작한 벤처기업으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 14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지난 2017년 일본 진출 성공 이후 중국과 한국에도 각각 지사를 설립하며 RPA 시장을 점유해 나가고 있다.

장 대표는 국내 RPA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지난 2017년 10월부터 시장 동향을 살펴왔다. RPA와 관련된 각종 보고서, 연구사례, 기사 등을 모두 찾아보던 중 한국은 일본과 달리 RPA 확산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내재화에 중점을 둔 RPA 비즈니스를 지향하며 지난해 2월 한국지사를 설립한 후, 현재 LG그룹, 한화파이낸스 그룹 등 7개의 그룹사에 유아이패스의 RPA가 구축됐으며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등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는 유아이패스를 포함한 블루 프리즘(Blue Prism), 오토메이션 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 등 글로벌 RPA 업체가 모두 진출해 있지만 유아이패스는 유독 '지사 설립'을 강조하며 RPA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국가별로 지사를 설립하고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파트너사와 함께 비즈니스를 확장하더라도 지사의 역할과 파트너사의 역할은 분명히 각각 존재한다는 것이 장 대표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우리 지사의 역할은 기업 전체에 RPA 솔루션을 '내재화'시키는 것”이라며 “자동화 기술 자체보다 직원들이 자동화된 업무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방점을 두고 다양한 부서에 제각각인 업무를 어떻게 표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아이패스는 소프트웨어 활용 방법에 대해 무료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코스는 RPA 전문가 교육과 실습 과정을 포함해 강사의 감독하에 자동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장 대표는 “RPA와 관련된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은 직원들도 RPA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하므로 교육과정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며 “회사 전체 구성원들이 RPA 활용 방법을 배워 각자의 업무를 자동화하고 자동화된 업무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직장인들이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하는 대부분의 업무들은 정형화 돼 있다. 그 중 30%는 굳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업무이며 나머지 부분은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라며 “단순 업무는 로봇에 맡겨 직원들은 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자동화된 업무를 활용해 판단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라며 RPA가 사람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님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아이패스는 2017년 2월 일본 시장에 진출한 후 RPA하면 유아이패스를 떠올릴 정도로 많은 고객사와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인력난 등 급격한 사회변화를 경험하며 기업의 전 직원에게 1인 1로봇을 적용하는 개념으로 RPA 도입이 진행됐다.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토요타(TOYOTA)는 기업 자체에서 RPA를 내재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직원들이 직접 자동화 과제를 발굴해 업무의 생산성을 높였고, 스미토모미쓰이 파이낸셜그룹(SMFG)의 미쓰이스미토모 은행(SMBC)도 지난 2017년 4월 생산성 관리 부서를 신설해 RPA로 생산성 향상 및 운영 효율성 개선을 이루고자 했다.

장 대표는 “우리는 사람이 배제된 자동화보다 사람이 함께하는 자동화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검증했다”라며 “RPA 플랫폼 내재화에 중점을 둬 앞으로도 엔터프라이즈 개념의 RPA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