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건전한 중금리대출 경쟁 촉매 역할
취급액 전년比 60%↑, 금융위 “지속 확대 방침”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중금리대출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키워드 중 하나로 ‘포용적 금융’이 강조되면서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을 독려하자 인터넷은행부터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2금융권과 지방은행까지 앞다퉈 이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금리대출 총 공급액은 5조9935억원으로, 2017년(3조7천378억원)보다 60.3% 늘었다.

중금리대출 중 정부 기금 등이 투입돼 금리가 6~18%로 낮은 사잇돌대출은 지난해 공급액이 1조8341억원으로, 전년(9천566억원) 대비 91.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민간 중금리대출은 2조7812억원에서 4조1594억원으로 49.6% 확대됐다.

중금리대출 공급액을 업권별로 나눠보면 저축은행이 2조9000억원(48.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여전사 1조9000억원(31.9%), 은행 9000억원(14.9%), 상호금융 3000억원(4.9%)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시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상품을 다양화하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며 그 촉매 역할로는 인터넷은행이 거론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비(非)금융거래 데이터를 가공한 후 이를 더욱 정교한 대출심사 기준으로 삼을 수 있고 지점이 없다는 점에서 운영비 등을 절감할 수 있어 중금리대출에 주력하는데 유리하다. 정부가 인터넷은행을 설립을 추진한 배경이다.

실제로 1기 인터넷은행들은 중금리대출 시장을 넓히고 모바일 금융으로 대전환을 성공시킨 메기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중금리대출 상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사잇돌대출 범위를 근로소득자에 이어 개인사업자로 확대했으며, 지난 1월에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근로소득자 대상 사잇돌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기존 중금리대출 시장의 주류였던 저축은행과 여전사를 움직이게 하는 기폭제가 됐으며, 판이 커진 중금리대출 시장에 상호금융과 지방은행들을 적극 진출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018년 중 공급액이 6조원에 달하는 중금리대출은 중신용자들의 자금조달에 크게 기여했다”며 “사잇돌대출의 마중물 역할에 힘입어 보증없이 금융회사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민간 중금리대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요건 차등화, 금융회사에 대한 사잇돌대출 관련 정보제공 확대, 사잇돌대출 금리산정체계 점검 등을 통해 중금리대출 상품 다양화 및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