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업무혁신본부 류기철 팀장
신한은행 업무혁신본부 류기철 팀장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최근 금융권에 인공지능(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은행권 역시 디지털부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올해를 기점으로 AI 기술 확산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최근 영업점 직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몰리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AI 몰리는 직원들이 메신저처럼 대화하며 원하는 업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4월 모바일 앱 ‘쏠SOL’을 출시하면서 내놓은 6가지 캐릭터 중 하나인 ‘몰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AI 몰리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업무혁신본부 류기철 팀장<사진>은 지난 11일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대한금융신문과 만나 이르면 오는 11월 입행할 AI 신입 행원 ‘몰리’를 소개했다.

류 팀장이 속한 업무혁신본부는 본부 부서나 영업점에서 개선해야 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으면 하는 업무을 찾아내 신기술을 입히는 등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즉 고객보다는 직원들을 지원하는 부서다. 업무혁신본부는 직원들을 위한 직원용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해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했고 그 결과 AI 몰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류 팀장은 “현재 신한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예금, 대출뿐만 아니라 신탁, 펀드업무 등 여러 업무들을 폭넓게 담당하고 있어 업무 관련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직원들의 불편 사항은 업무관련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신한은행 직원들은 업무 중 정보가 부족할 경우 사내 지식관리시스템(KMS)에 접속하거나 전화, 메신저, 메일 등 번거로운 방법으로 본사 담당자와 연락해 파악해왔다.

AI몰리는 기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일반적인 챗봇 형태에서 더 나아가 질의한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해주는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본부는 이 과정에서 AI몰리가 직원들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실제 사용하는 언어를 데이터화해 학습시키고 있다. 현장에 배치될 AI몰리의 인식률을 높여 창구에서의 업무 지연을 실질적으로 해소해주기 위해서다.

류 팀장은 “현재 당행의 KMS을 통해 직원들의 질문형태 및 사용용어 등의 데이터와 전화업무 상담 자료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실제 업무에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직원에게 꼭 필요한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AI몰리와 기존 지식관리시스템을 링크로 연계해, 필요하다면 기존 시스템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인공지능 비서 플랫폼은 음성지원이 가능하지만, AI 몰리는 음성 대화 기능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영업점 특성상 상담 과정에서 고객 오해와 혼란 발생 가능성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몰리에 추가적인 기능 확장은 영업점 배치 이후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장 좋은 방향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류 팀장은 AI 몰리가 향후 기존인력을 대체해 일자리를 빼앗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류 팀장은 “AI몰리는 직원들을 대신한다기보단, 도와주기 위해 탄생했다”라며 “직원들의 단순 반복업무를 자동화하고 업무지식 검색 및 업무처리에 시간을 감축함으로써 영업점에서는 고객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고, 본부에선 창의적이고 전문영역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게 본 사업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 배치된 '몰리'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 배치된 '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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