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비중 늘고 전속조직 생산성 하락
당국 달러보험 제동에 TM 진출설도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푸르덴셜생명의 전속설계사 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 

주력상품이던 고액의 종신보험 상품이 더 이상 보험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결과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던 외화보험 상품도 금융감독당국이 제동을 걸며 돌파구를 찾기 힘들어졌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1분기 전속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에서 45억원의 월납초회보험료 수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GA 비중은 약 16억원으로 35%를 차지한다.

이미 지난해부터 GA의 월납초회보험료 비중은 꾸준히 3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2018년 6월에는 GA 실적이 각각 전속설계사를 웃돌기도 했다. 

해당 월에 푸르덴셜생명이 기록한 전체채널의 월납초회보험료 실적은 18억원, 17억원으로 각각 그해 최고 실적을 냈다. GA가 밀어주는 달에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는 의미다.

푸르덴셜생명이 GA채널을 시작한건 지난 2013년 7월부터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푸르덴셜생명의 전속설계사 규모는 꾸준히 2000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실적에서 GA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데 반해 전속설계사의 생산성은 그만큼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속설계사의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의 신계약건수가 하락한 결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협회에 의하면 푸르덴셜생명의 최근 3년간 종신보험 신계약건수는 2016년 54715건, 2017년 47969건, 지난해 39111건 등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종신보험은 생명보험사에게 가장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상품이다. 보험료가 비싼 만큼 사업비를 많이 떼는 데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얻는 차익도 크다. 예상한 수명보다 보험계약자가 늦게 사망하면, 보험사는 이미 받은 보험료를 굴려 이익을 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에서 보험소비자들은 더 이상 종신보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푸르덴셜·메트라이프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은 돌파구를 외화보험에서 찾고 있지만,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외화보험의 환차손 가능성을 언급하며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사실상 이들 보험사가 판매하는 달러 종신보험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 시장금리 추이만으로 달러자산에 투자해도 종신보험은 장기간 보험료를 납입하는 상품이다. 환차손이 발생하면 보험계약자는 손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푸르덴셜생명이 전속설계사 채널의 생산성 확대를 위해 텔레마케팅(TM) 영업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TM은 중저가보험 판매를 위한 핵심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라이나생명 상품개발임원을 영입한 것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고액 종신보험 판매가 어려워지고, GA 의존도가 높아지는 건 생보업계 공통 이슈지만 푸르덴셜생명은 전속조직의 종신보험 판매 중심 회사라 그 상징성이 크다”며 “TM도 중저가보험 판매를 통해 얻은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한 하이브리드 영업이 전속조직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나온 말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TM 진출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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