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영향력↑…고비용에도 제휴 못맺어 안달
행운퀴즈 ‘앱테크vs과도 마케팅’ 업계 시각 분분

토스 행운퀴즈 광고 제휴 건 (사진=토스 앱 내 캡처)
토스 행운퀴즈 광고 제휴 건 (사진=토스 앱 내 캡처)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젊은 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토스 ‘행운퀴즈’에 금융사들이 자사 브랜드 광고를 내걸고 싶어 안달이 났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광고를 집행하려는 금융사들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과도 마케팅을 우려하는 시선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의 행운퀴즈 노출에 여러 금융사들이 광고 비용을 지불하고 대기 중이다. 행운퀴즈 서비스는 지난 2월부터 토스 앱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가 서비스다. 토스 이용자들이 직접 보유한 토스머니를 상금으로 걸고 퀴즈를 내는 방식이다.

질문자들이 문제에 포털 사이트 검색을 유도하기 때문에 문제가 출제될 때마다 매번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로 오른다. 예를 들어 토스가 자사 ‘토스 무제한 적금’의 금리 관련 문제를 내면 “네이버에 ‘토스 무제한 적금’을 검색해 보라”가 힌트로 제시된다.

개인 고객들은 보유한 토스머니로 상금만 걸고 퀴즈를 출제할 수 있지만, 기업고객은 '광고 집행비'라는 명목으로 높은 퀴즈 비용을 지불해 참여한다.

당초 업계에 알려진 기업고객의 행운퀴즈 참여 비용은 4000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행운퀴즈 서비스 시작 이후 매번 실시간검색 순위를 장악하는 등 인기를 끌며 현재 1000여만원 이상이 올랐다. 

통상적인 금융상품 광고 비용이 한 달 기준 4000만원임을 고려하면 행운퀴즈 광고 비용은 일회성 비용임에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행운퀴즈 참여율이 높아짐에 따라 최대한 많은 참여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함이라는 게 토스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행운퀴즈 광고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소비자들의 재미와 이익을 모두 챙길 수 있게 해주는 ‘앱테크’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지만, 토스 개인 이용자들을 이용해 수익모델로 기업 광고비에만 연연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공존한다.

그럼에도 금융사들이 토스와 제휴를 맺기 위해 줄을 서는 이유는, 토스가 가진 플랫폼 영향력 때문이다. 토스는 지난달 기준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3000만건을 돌파했으며, 누적 가입자 수도 1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토스 플랫폼을 이용해 실시간검색 순위에 오르면, 해당 상품의 이용 및 가입률이 증가하는 등 고객 유입 효과가 크다. 실제 위메프, 티몬 등 유통업계도 시간별 할인혜택, 이벤트를 개시하면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 특정키워드 검색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이용한다.

토스 행운퀴즈 광고 제휴를 거절당한 A 증권사 관계자는 “전부터 토스 행운퀴즈 광고 제휴를 하고 싶어 지켜보다, 최근 접촉하니 가격이 많이 올라있었다”라며 “그럼에도 토스의 광고 효과가 높다고 생각해 제휴를 타진했으나 별다른 이유 없이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토스 관계자는 “행운퀴즈 광고 집행 건은 퀴즈 내용, 목적 등 내부 기준에 따라 선별한다. 절대 아무 이유 없이 제휴를 거절하진 않는다”라며 “현재 내부 기준으로 선별한 광고 집행 예정 건에 증권사를 포함한 다수 금융사가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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