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

최근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 발표가 있었다. 예상대로 주요 전업계 카드사들의 순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감소했다. 순이익이 약 35%나 감소한 일부 은행계 카드사도 있었다. 순이익 감소는 주로 올해부터 적용 중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및 우대수수료율 확대 적용에 따른 영업수익 감소에 기인한다.

그런데 예상보다 순이익 감소폭이 상당부분 제한된 카드사들도 있다. 업계 선두권인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카드론 등 금융수익 확대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폭을 상당부분 만회했기 때문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해당 카드사들의 자금조달비용이 20% 이상 증가한 점은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하반기 카드사들의 영업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고 이익마진이 큰 카드론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카드사들은 자기자본 대비 자산 비중을 나타내는 레버리지 비율 한도인 6배에 직면한 상황이다. 더욱이 전년대비 7% 수준으로 규제되고 있는 대출총량제도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높은 이익마진 창출이 가능한 카드론 부문 확대는 어려워질 것이다. 향후에도 카드사 실적부진이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져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의 자금조달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카드채 발행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카드사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해 하반기 카드사의 수익성 감소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단기방안 추진이 시급하다.

첫째, 자금조달 비용의 인하 방안이 필요하다. 향후 중금리 대출 또는 일반 카드론 부문의 이익마진이 확보돼야 한다. 대출금리 하락에 대비한 자금조달 비용 절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카드채보다는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되는 자산담보부증권(ABS) 발행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카드사 신용을 토대로 발행되는 카드채에 비해 ABS 발행 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차입 가능하다. 특히 국내보다 저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해외시장에서 ABS 발행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해외 ABS 발행은 외화차입증가를 유발해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규제를 받아 일정한도가 있다. 이에 한도 범위 내에서 ABS 발행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좋다.

둘째, 고수익 대출여력 확보를 위해 무이자 할부, 캐시백 혜택이 큰 자동차 할부금융 등 무수익·저수익 자산비중 축소가 요구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일부 카드사는 이미 레버리지 비율 한도에 봉착해서 추가 카드론 발행이 어렵다. 또한 실제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이 큰 국세 카드납부 시장의 영업을 일정부분 축소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셋째, 자산건전성 개선을 통한 대손충당금 환입 노력이 요구된다. 연체율 하락을 위한 자산 건전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조기 회수가 비교적 용이한 3개월 이내 단기 연체채권 회수율 제고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하반기 경기부진에 따른 연체채권 증가로 대손충당금 설정이 늘어날 개연성이 충분한 만큼 인센티브 마련 등 연체예방, 연체채권 회수율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하반기 카드사 영업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비용절감인 셈이다. 단기간에 영업수익을 늘리기 쉽지 않아서다. 섣부른 사업 확장은 자칫 손실을 확대시켜 카드사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카드사들의 미래먹거리사업 발굴을 통한 수익성 제고 노력은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최근 호황인 신기술 금융사업 진출, 대출수요 및 대체투자 기회가 많은 신흥시장 진출 검토 등 다양한 수익원 발굴노력은 병행돼야 한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