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와 알력 다툼서 한발 물러나
활동형 제도는 그대로 시행키로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삼성화재가 신규설계사 수수료 제도 개편을 둘러싼 독립보험대리점(GA)과의 알력 다툼에서 한발 물러섰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다음달부터 적용 예정이던 신인설계사 수수료 제도 개편 가운데 하나인 실적형 제도를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GA 대표단이 이번 신인설계사 수수료 개편을 강행할 경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경고했고, 결국 이를 수용한 것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활동 중심의 신인설계사의 수수료 제도를 강화하며 실적과 연동한 형태의 제도를 같이 시행하기로 검토했지만 논의 과정을 거쳐 실적형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GA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신인설계사 수수료 개편은 실적형과 활동형으로 나뉜다. 실적형은 상품 판매에 따라 최대 1200%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보험계약자가 내는 월 보험료의 12배란 의미다. 통상 전속설계사는 판매실적이 높을수록 수수료도 더 많이 받지만 이러한 조건도 없앴다.

판매 익월 먼저 지급하는 수수료 비율은 725%다. 기존 신인설계사 수수료 체계에는 선급 제도가 없었다.

활동형은 입사 후 3차월까지 최소 200만원, 최대 300만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1차월에 1명, 2차월에 3명, 3차월에 5명의 보험계약자만 모집하면 3차월까지 최소 200만원의 정착지원비가 나온다. 나머지 수수료는 매달 비례해 지급한다. 

일각에선 삼성화재의 실적형 제도 철회가 크게 잃을 것이 없는 결정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초 신인설계사 수수료 개편의 핵심은 활동형에 있었다는 점에서다.

실적형이 최대 1200%의 수수료를 준다 해도 각종 인센티브를 감안할 때 GA보다 많은 수당을 받는 건 아니다. 오히려 최소 조건만 만족해도 고정급 형태를 지급하는 모집제도를 가진 보험사는 흔치 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라는 직업을 새로 선택하는 사람들을 늘리기 위해선 고수수료보단 안정적인 급여를 벌어갈 수 있다고 소개하는 게 효과가 크다. 삼성화재의 걱정도 3개월 이후 지원비만 받고 나가는 활동형 설계사들을 어떻게 붙잡느냐일 것”이라며 “실적형은 전속설계사에 고수수료율 정책을 쓰는 메리츠화재를 견제하기 위해서 였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GA가 보험사의 전속채널 수수료 개편에 단체 행동을 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6년 기존 최대 800%까지 지급되던 전속설계사 수수료를 1000% 이상으로 높이자 GA에서는 무리한 설계사 빼가기라며 불매운동 카드를 꺼냈고, 이후 김용범 대표가 직접 GA 대표들을 만나 이들을 설득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