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김은혜 책임연구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김은혜 책임연구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은혜 책임연구원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지난 1987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 의장을 역임했던 앨런 그리스펀의 말이다. 

금융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해 돈의 관리와 활용이 서툰 사람을 일컫는 ‘금융문맹’이라는 말은 1990년대 미국에서 등장했다. 당시 미국 경제는 역대 최장기 고성장을 지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축률이 낮아지고, 가계부채는 늘고, 개인파산은 급증해 사회문제가 심각했다.

소득이 늘어도 돈의 관리방식을 모르는 금융문맹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환경에 따라 금융에 대한 이해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에 대한 이해력이 높으면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이는 곧 부의 축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금융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면 잘못된 금융의사결정을 내리게 돼 금융사고, 보이스피싱과 같이 금전적인 손실을 초래한다.

또 과소비, 과잉부채, 노년 빈곤, 신용불량 등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금융을 공부하는 것은 부자가 되는 길이자 생존을 위한 기본조건이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만18~79세)의 금융이해력은 62.2점에 불과했다. 동일한 방식으로 측정한 16개 OECD 회원국 평균(2015년, 64.9점)을 하회하며, OECD 산하 금융교육 국제협력기구(INFE)가 정한 최소목표점수(66.7점)에도 못 미쳤다. OECD INFE가 정한 부문별 최소목표점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최소목표점수에 미달한 비중은 금융지식 41.7%, 금융행동 52.8%, 금융태도 56%로 금융지식에 비해 금융행동, 금융태도에 대한 이해력이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최소목표점수 미달 비중을 살펴보면, 30~50대의 경우 부문별 미달 비중이 양호했으나 29세 이하 청년층은 금융행동, 금융태도의 최소목표점수 미달 비중이 높고, 60~70대 노년층의 경우 금융지식, 금융행동의 최소목표점수 미달 비중이 높았다. 

아무리 금융지식이 많아도 실제 본인의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른다면 금융이해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즉,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금융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금융태도와 금융행동도 충분히 함양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에 대한 외부의존율’은 17.8%로 16개국 평균(11.6%)보다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17개국 중 터키(29%), 라트비아(20%)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돈 관리를 부모에게 맡기거나 금융이 필요할 때 가족과 친구에게 의존하는 것 등이 금융에 대한 외부의존에 해당한다. 외부의존율이 높을수록 금융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 올바른 금융태도와 금융행동을 함양하기 어려워진다.

금융지식에 대한 지나친 과신(Self-confidence)도 주의해야 한다. OECD INFE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 성인은 자신의 금융지식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자신의 금융지식 수준을 스스로 평가했을 때 ‘높은 편’이라고 평가한 계층의 실제 금융지식점수는 동일 계층의 OECD 평균 점수보다 낮았고, 금융지식이 ‘보통’이라고 자체 평가한 계층의 실제 금융지식점수와 큰 차이가 없었다. 

금융에 대해 무지한 것보다 금융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과신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금융에 무지하면 금융의사결정에 앞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잘 알고 있다고 과신하면 타인의 도움 없이 금융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금융사기 등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더 높다. 

금융문맹과 금융과신에서 벗어나려면 금융이해력을 높여야 한다. 그렇다면 금융이해력은 어떻게 체크할 수 있을까?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는 간단한 금융이해력 테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수준별 맞춤형 금융교육 콘텐츠가 제공되며, 온라인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금융이해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해보자. 당신의 금융이해력은 몇 점인가요?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