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누적초회 132억…2년만에 3배 성장
손보넘어 생보와 경쟁, 경력직 확대 주효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메리츠화재가 텔레마케팅(전화 영업·TM) 채널에 집중한 지 2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며 TM채널 업계 1위인 라이나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1~8월 TM채널 누적 초회보험료 실적은 13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말 누적 초회보험료인 128억원을 뛰어 넘었다.

초회보험료란 보험계약자들이 가입 이후 첫 회에 내는 보험료를 말한다. 보험사의 신계약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메리츠화재가 본격적으로 TM채널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건 지난 2017년으로 당시 연간 누적초회보험료 실적은 46억원 수준이었다. 불과 2년 만에 3배 이상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통상 손해보험사의 TM영업은 자동차보험 판매가 주를 이룬다. 반면 메리츠화재의 TM 실적은 암보험, 치아보험 등 장기 보장성 인(人)보험 판매가 전부다. 이러한 상품은 사람보험만을 다루는 생명보험사와 경쟁하는 분야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TM채널에서 20억원의 초회보험료 실적을 기록하며, 이제 라이나생명과 견주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라이나생명은 전체 초회보험료 수입의 절반 이상이 TM채널에서 비롯될 정도로 전화 영업에 강한 보험사다.

이외 신한생명, AIA생명, 동양생명 등 TM채널에 힘을 쏟는 생보사들의 초회보험료 실적은 월평균 10억원 내외다. 이제 생명·손해보험업계를 통틀어 TM채널에선 라이나생명과 메리츠화재 2강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TM채널의 실적이 급성장한 건 모집조직을 크게 늘린 결과다. 높은 판매수수료를 약속하며 제휴 대리점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7년 TM채널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100명 남짓이던 TM 설계사를 1000명 이상으로 늘린 바 있다. 현재 메리츠화재의 TM 설계사는 4000명에 육박하며 라이나생명(3600명)을 뛰어넘었다.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의 모집조직 확대가 TM 경력설계사의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미 메리츠화재는 고 수수료 전략을 통해 전속설계사 조직을 크게 늘리고,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판매실적을 겨루는 수준까지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전속설계사 채널뿐만 아니라 TM 채널도 업계 최고 수준의 판매수수료를 약속하며 조직 및 판매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며 “최근 급격히 조직을 키우는 과정에서 타 보험사의 경력직 설계사 이탈이 심해져 불협화음도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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