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펫보험 2만건 연령대별 분석
가입자 65%가 인터넷서 자발적 가입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반려동물보험(이하 펫보험)이 2030세대가 처음 접하는 보험상품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2030세대의 저조한 보험가입에 고민을 안고 있는 보험사들이 펫보험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메리츠화재가 펫보험인 ‘펫퍼민트 퍼피앤도그’를 출시한 이래 지난달 말까지 약 1년간 2만건의 신계약이 판매됐다. 

이후 메리츠화재는 전체 펫보험 시장에서 약 95%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년 전만해도 펫보험은 연간 판매량이 2000여건에 불과했다.

펫퍼민트의 건당 월납초회보험료는 약 5만원 수준이다. 때문에 메리츠화재 외에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을 합치면 연간 약 120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이 펫보험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업계는 추정한다. 

펫퍼민트의 연령대별 가입자를 살펴보면 2030세대가 5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직접 보험상품을 고르고 가입하는 인터넷 판매(CM) 채널만 따지면 2030세대 가입자 비중은 65%, 40대를 더하면 90%에 달한다는 것이 메리츠화재의 설명이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사람의 생명이나 질병 등의 보장을 담당하는 생명보험계약의 연령별 보유계약건수를 살펴보면 20대는 전체계약의 9.5%, 30대는 17.7%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세대의 보험가입은 저조한 편이다.

반대로 펫보험은 2030세대 반려견이나 반려묘 주인들의 자발적 보험가입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가입을 고민하는 어린이보험과 비슷한 효과로 풀이된다.

이에 포화상태의 보험시장에서 보험사들이 눈독 들이는 2030세대에게 펫보험이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사들은 카카오, 토스 등과 손잡고 보장을 크게 낮춘 대신 보험료도 저렴한 ‘미니보험’을 출시하고 있지만 별다른 결실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가입자들과 직접 상담을 하면 보험상품 자체를 펫보험을 통해 처음 접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며 “펫보험이 2030세대의 첫 보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용정보원은 내년 1월을 목표로 펫보험 중복가입 조회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의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 예고로 중복가입을 체크해야 하는 기타실손보험에 펫보험이 포함된 영향이다. 현재는 반려견주의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중복확인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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