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위험도 높은 딜에도 채무보증
“부동산PF 공시 강화 등 사전예방 긴요”

21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국내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 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 이슈브리핑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연구위원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21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국내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 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 이슈브리핑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이석훈 연구위원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국내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 침체시 증권사 전체의 시스템리스크로 확대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예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21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국내 증권업 부동산PF 유동화 시장의 추이와 위험 분석’ 이슈브리핑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PF 채무보증 위험점수는 지난해 기준 5년 새 급증했다. 지난 2018년 기준 증권사들의 평균 부동산PF 채무보증위험점수는 0.301점으로 2014년 0.254점보다 약 0.05점 증가했다. 

위험점수는 자본시장연구원이 산출한 점수로 사업지역, 사업용도, 시공사위험, 채무보증형태 등 위험요인들의 점수를 0~1 사이의 값으로 표시했다. 클수록 위험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위험점수가 지난해 평균값인 0.3점 이하인 부동산 PF의 비중은 2014년 71%에서 2018년 55%로 감소했다. 추가 신용보강이 포함된 유동화 비중은 56.9%에서 35.2%로 감소했다.

이러한 부동산PF 리스크 증가세는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사에서 도드라졌다. 

지난해 기준 대부분의 대형사들이 0.3점 이하의 위험점수를 기록한 반면, 중소형사는 0.4점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중소형사들은 위험점수가 0.5 이상인 부동산PF 등 위험이 높은 물건에 대해 채무보증을 많이 해서다. 대형사들은 위험점수 0.1~0.2 수준의 물건에 대한 채무보증을 했다. 

중소형사들은 기존에 부동산PF에 중점을 두지 않았으나 2018년을 기점으로 부동산PF를 늘려왔다. 특히 이들은 사업성을 위해 위험도가 다소 높은 건에도 채무보증을 했다. 

실제 자본연 분석 결과 일부 중소형사들은 위험점수가 높은 곳에 9000억원 가량의 채무보증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비즈니스 규모 대비 큰 금액은 아니지만, 부동산PF가 시스템리스크로 번질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자본시장 연구원 이석훈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여러 부동산PF 유동화증권이 부실해지는 경우 증권사 신용이 하락하고 이는 부동산PF 유동화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더욱이 금융위기 시 부동산시장의 침체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증권사들은 부동산PF와 함께 트레이딩 자산들의 위험이 동시에 커지게 돼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당국과 업계가 잠재적인 위험증가를 제어하고 위험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증권사의 사업보고서 상에 부동산PF 관련 위험요인이 현재보다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동산PF 등 부외항목을 입력하고 위험을 고려한 레버리지 규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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