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6곳에서 데이터센터 운영 중인 오라클과 우선협상
GLN 글로벌 제휴 때마다 전산 개발하는 난점 해소 기대

(제공=하나금융)
(제공=하나금융)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결제 시스템 'GLN'이 탑재된 '하나멤버스'의 IT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한다. 앞으로 하나멤버스의 ‘1500만’ 고객 정보를 포함해 여러 중요정보가 퍼블릭 클라우드 상에서 구동되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전산 개발에 제약받지 않고 해외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IT자회사 하나금융티아이는 지난 10월 말 '하나멤버스 클라우드 이전구축' 사업 공고를 내고 최근 오라클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조만간 준비 과정을 거쳐 금융보안원의 안전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이전 작업은 안전성 평가를 거쳐 오라클과 계약 체결 후 약 11개월이 소요된다.

하나금융이 청라에 위치한 자사 통합데이터센터에서 운영하던 하나멤버스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는 이유는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하나금융이 현재 GLN을 하나멤버스에 구현해 해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외국계 클라우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이전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오라클은 현재 서울과 도쿄 등 아시아지역을 포함해 모두 16곳의 리전(데이터센터 묶음)을 운영 중이다. 내년 말까지 춘천과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 등 20곳에 차례로 추가 리전을 열 계획이다. 하나멤버스가 오라클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할 경우 전 세계 20곳의 리전을 기반으로 원활한 IT 인프라 연결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오라클이 국내 클라우드 규제 문턱을 넘게 될 조짐을 보이면서, 하나멤버스의 클라우드 이전 사업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금융감독규정상 금융사가 클라우드 업체에 중요시스템을 위탁하는 경우 데이터센터와 관리 시스템 등이 국내에 위치해야 한다. 금융보안원이 통합보안관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 내 탭(tab) 장비도 구축해야 한다.

오라클은 지난 5월 서울 목동 KT 데이터센터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국내 리전을 본격 가동했다. 재해복구 등 서울 리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내년 중 춘천에 제2의 리전도 설립할 계획이다. 오라클을 포함한 외국계 기업들이 준수하기 어려웠던 탭 장비 보유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금융 클라우드 워킹그룹’ 참여자들은 당장 다음 주 본회의를 통해 탭 장비 보유 문제를 논의하고 결론을 낼 예정이다. 논의 내용은 본사 지침에 따르는 외국 클라우드 업체들이 데이터센터 내 탭 장비를 구축하기 어려워 소프트웨어 방식 등 우회로를 마련해주는 게 골자다.

하나멤버스의 클라우드 이전이 진행된 이후 GLN의 중요 시스템도 오라클 클라우드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 한 관계자는 "GLN 사업 자체가 글로벌 결제 인프라 사업인 만큼, 외국계 클라우드로 옮겨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GLN의 서비스 국가와 사업자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글로벌 전산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하나금융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GLN은 비중요시스템인 '쿠폰몰' 기능만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운영되고 나머지 중요시스템은 KT의 금융 전용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멤버스는 지난 2015년 10월 구축 이후 지속적인 서비스 확대를 통해 1500만 회원이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라며 “다양한 비즈니스 요구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도입으로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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