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

올해 신용카드사(이하 카드사)의 수익성이 대폭 감소하리라는 당초 전망과는 달리 소폭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정부의 가맹수수료율 인하, 우대수수료율 적용범위 확대가 결정되고 지속적 카드대출총량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카드사 수익성 전망은 상당히 어두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할부금융·리스부문의 기대 이상 영업성과, 카드사 자체 비용절감노력 등에 힘입어 수익성 급감은 상당부분 막을 수 있었다.

7개 전업계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을 토대로 판단할 때 순이익, 총자산이익률(ROA, return on asset)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 0.13%포인트 감소했다. 당초 우려했던 수익지표의 큰 폭 하락은 발생하지 않은 셈이다.

우선 할부금융 및 리스부문 영업성과의 진전이 있었다. 올해 카드사들의 할부금융과 리스자산은 2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중고차 및 신차금융에서의 영업성과로 나타났다. 더욱이 자동차 할부금융은 연체율이 비교적 낮은 우량고객 영업인 관계로 카드론처럼 대손충당금 비용 부담도 덜한 편이다.

다만 자동차 금융자산 증가로 일부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이 큰 폭 상승했다.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이 많았던 은행계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은 한도인 6배에 거의 도달했다. 자본금 확충 없이 추가자산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수익성 하락을 제한한 다른 요인은 카드사의 적극적 비용절감 노력이다. 올해 카드사의 모집비용과 판매관리비 감소폭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카드모집인 등 고비용 모집채널을 축소하고 온라인 채널 등 비대면채널을 강화한 결과다. 아울러 일부 카드사의 경우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private label credit channel) 유치를 통해 카드매출을 위한 모집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결과적으로 카드사의 올해 모집비용은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또한 판매관리비 감소 노력도 비용절감에 기여했다. 카드사의 인력구조조정 노력은 올해 판매관리비를 전년대비 3% 이상 낮췄다. 특히 올해 판매관리비를 총자산으로 나눈 ‘판관비용률’은 전년대비 0.3%포인트 하락한 2.3%였다. 지난 2015년 이후 판관비용률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대출 등 자산성장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추가관리비용이 작아진다는 점에서 비용효율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부문에서의 수익창출, 모집비용과 판매관리비 절감의 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요인은 엄연히 존재한다. 대손비용의 증가다. 경제성장률 저하 등 경기부진 지속으로 기존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고정이해신비율이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대출부실화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6월부터 여신금융업체들에게 적용돼 시행중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향후 카드론 차주의 대출상환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 제2금융권에 대한 DSR 전면시행으로 카드론 차주입장에서 대출상환을 위해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이 곤란하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규제는 대출의 연체 또는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건전성 악화는 대손비용 증가로 나타나 카드사 수익성 악화요인이 된다. 실제 올해 카드사의 대손관련비용은 전년동기대비 14.5%나 증가했다. 건전성 악화는 카드사의 신용등급 저하로도 나타난다. 낮은 금리수준에 따른 자본조달비용 감소의 이점이 신용등급 저하에 따른 위험프리미엄 증가로 상쇄될 수 있다.

향후 카드사의 대응방안은 2가지로 예상된다. 사업다각화와 대손관리 강화다.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 및 카드론 규제로 인한 본원적 카드업 수익창출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다각화 추진이 예상된다.

특히 카드사들은 데이터 3법의 규제완화에 대비해 데이터 역량강화가 요구되는 신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 카드론 축소로 대손충당금 발생이 가급적 억제될 가능성도 있다. 즉, 대출자산 건전화 노력을 통한 대손관리비용 축소가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