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김도현 수석연구위원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김도현 수석연구위원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김도현 수석연구위원

<대한금융신문> 2019년을 되돌아보면, 여러 잡음들로 인해 좋은 기업들의 성장잠재력이 제대로 주가에 반영되지 못했던 기간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2020년부터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이러한 흐름에서 탈출하면서, 성장 기업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재평가가 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0년 이후 가치가 재평가될 만한 3대 테마로 ‘연결성(Connectivity)’과 ‘콘텐츠(Contents)’, 그리고 ‘클라우드컴퓨팅(Cloud Computing)’ 등 세 가지를 제시한다.

지역별로 나눠서 생각해 보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형 IT기업들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의 IT 하드웨어 기업 및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에도 관심을 가질만한 시기다.

2019년에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이슈들을 정리해 보면 단연 ‘트럼프(Trump)’와 ‘장기국채(Treasury)’, 그리고 ‘무역(Trade)’등 ‘3T’를 들고 싶다. 

2020년부터는 이 ‘3T’들이 금융시장에서 서서히 힘을 잃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무엇보다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 행동을 삼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장기금리도 2019년 대비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역시 대통령 선거가 치뤄지는 기간이기 때문에, 연방준비 위원회 또한 금리결정에 대해 상당히 신중해질 것이어서다. 무역분쟁과 관련된 이슈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미 2019년 4분기 이후 줄어들고 있다.

‘트럼프’와 ‘장기국채’, 그리고 ‘무역’ 등 ‘3T’의 자리를 대신할 글로벌 주식시장의 주요 테마들로 ‘연결성’와 ‘콘덴츠’,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 등 ‘3C’를 제시한다.

2020년에는 본격적인 성장잠재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테마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위 ‘가치주’나 ‘배당주’ 대비, ‘성장주’에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결성은 5G서비스와 관련된 테마를 의미한다. 내년부터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시장인 중국에서 5G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컨텐츠는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기업들의 가치를 의미한다. 지적재산권의 보호 문제는 미·중간 무역분쟁의 과정에서도 큰 이슈로 부각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적재산권의 보호와 관련된 규정들이 강화될수록, 브랜드가치가 좋고 인기 컨텐츠를 보유한 기업들의 가치는 더욱 상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업체인 넷플릭스(Netflix)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온라인을 통한 비디오 컨텐츠의 판매는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사업모델이다. 넷플릭스 이외에도, 월트디즈니,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쟁쟁한 글로벌 대형기업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전산관리 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한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또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클라우드환경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사업모델의 경우,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이 창출되기 때문에 더욱 더 기업가치 상승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장별로 분류해 생각해 보면, 2020년부터는 그간 시장에서 소외됐던 아시아의 IT부품업체 및 반도체 기업, 그리고 중국의 인터넷 기업 등도 본격적으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5G서비스와 관련된 각종 하드웨어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당연히 이와 관련된 아시아 기술 기업들의 가치 또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클라우드 및 온라인 컨텐츠 판매와 관련된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2020년에는 단기적인 위험관리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에 비중을 두고 투자대안을 고를 것을 권하고 싶다. 당장 크게 호황 싸이클이 시작된다는 뜻은 아니나, 불황에 대한 공포심리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몇 년간, 세계 금융시장의 화두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이는 Connectivity, Contents, 그리고 Cloud computing 등 3C와 관련된 자산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비중을 확대시켜 나갈 시기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