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지난해 손해보험업계는 급격하게 치솟는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로 고생했다. 올해는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은 낮추고 손해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높이려 한다.”

20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손해보험협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손보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가치 경영과 소비자 신뢰회복의 실천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해 손보산업은 과당경쟁과 과잉진료, 과잉수리로 인한 손실 확대, 저금리에 따른 수익 악화 등으로 신음했다.

이에 지난해 추정 당기순이익은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실손 및 자동차 상품에서 발생한 손실 규모만 각각 2조2000억원,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김용덕 회장은 “금융당국도 손해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손보업계도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낮추고 사업비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라며 “금융당국과 복지부, 기재부 등과 실손보험의 도덕적해이나 과잉진료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건전한 보험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실손과 자동차분야에서 올바른 보험문화를 조성하고 과잉진료, 과잉수리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캠페인도 벌인다.

먼저 실손보험 상품 및 비급여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의료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할증하는 방안을 현실화하고, 가입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실손보험의 상품구조를 개편하는데 힘을 싣기로 했다.

보건당국에는 과잉진료 우려가 큰 백내장이나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 강화를 건의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자동차보험 제도개선에도 나선다. 현재 음주운전 가해자는 사람사고 1건당 300만원, 물적손해 1건당 100만원의 사고부담금만 부담하면 민사적 책임이 면제된다. 이를 합리적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국토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또 일부 병원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보험사의 진료비 열람시점도 진료비 청구 이후에서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향으로 개선을 건의하기로 했다.

보험사기 대응역량을 강화해 불필요하게 누수하는 보험금도 줄인다. 효율적인 보험사기 적발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도 개발한다.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결합) 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모델도 제시했다. AI를 보험의 가입부터 보험금지급까지 전 단계에 도입하고, 데이터 3법 통과를 기점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보험 상품을 출시하는 등이다.

사회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생활밀착형 보험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다. 이에 등산, 낚시, 골프 등 POS(Point of Sales, 이용장소 직접 가입) 판매방식을 늘리기로 했다.

또 공유킥보드나 공유차량 등 스마트 이동수단과 드론산업 성장에 따른 위험보장도 강화한다. 공유서비스 제공자와 제조업자의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활성화하고, 드론보험의 의무가입을 늘리는 식이다.

김용덕 회장은 “단기실적 위주 외형경쟁을 지양하고 체계적인 손해율 관리와 사업비 절감 등을 통해 손해보험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라며 “소비자 지향적 혁신으로 국가의 공적 안전망을 보완하는 사적 안전망 역할인 ‘굿 인슈어런스’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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