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상품에 1.90% 적용…보험료 대폭 올려
생보사 투자수익 악화 고심…인상행렬 이어질까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삼성생명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예정이율 2.00% 벽을 깼다.

예정이율이 낮아질수록 보험료는 오른다. 저금리 상황에서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7일 예정이율 1.90%를 적용한 삼성생명GI플러스종신보험을 내놨다.

예정이율이란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거둬들여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보험사는 이 예상수익률을 토대로 보험료를 정한다. 예정이율을 25bp(1bp=0.01%포인트) 인하하면 보험료는 통상 5~10% 오르는 것으로 본다.

예정이율을 크게 낮추면 보험료가 너무 비싸져 가격경쟁력을 잃는다. 생보사 가운데 1%대 예정이율을 적용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이 처음이다.

삼성생명GI플러스종신보험의 월 보험료는 55세 여성, 10년납, 해지환급금 30% 지급형, 주계약 가입금액 2500만원 기준 23만7750원이다. 계약자가 총 내야하는 보험료(2853만원)가 사망보험금을 웃돌 정도다.

현재 교보생명에서 동일한 보장범위로 판매하는 교보실속있는건강플러스종신보험(GI보험)과 비교하면 보험료 차이는 상당하다. 

예정이율 2.5%를 적용하는 이 상품의 동일 기준 55세 여성의 보험료는 16만8460원이다. 연령대별로 보험료는 다를 수 있지만 삼성생명이 약 40% 더 비싼 셈이다.

가격경쟁력을 포기하는 상황에서도 예정이율을 크게 낮춘 건 생보업계가 직면한 저금리 위기에서 비롯됐다. 현재 기준금리는 1.25%지만 보험사가 적용하는 예정이율은 이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2.5%를 형성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한다.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돌려주기 위해 특히 국고채 투자에 집중하는데 현재 국고채 장기물 수익률은 1%대 중반에서 박스권이다. 시중금리보다 예정이율이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삼성생명의 이번 예정이율 인하 결정이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보사들은 투자수익률 악화로 인해 올해 4월내로 예정이율을 한차례 인하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매월 적용이율이 변하는 공시이율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 인하폭은 약 25bp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삼성생명GI플러스종신보험처럼 해지환급금 일부지급형(저해지환급형) 상품은 적용이율이 평생 고정된 상품이라 예정이율을 더 크게 낮출 수밖에 없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정이율 인하는 보험료 인상과 직결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눈치 때문에라도 큰 폭으로 내리긴 어렵다”라면서도 “삼성생명의 선제적 예정이율 인하는 1등 보험사만이 할 수 있는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말 기준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3.43%)과 부채부담이율(4.28%)간 이원차스프레드는 0.85%를 기록하며 전년동기(0.68%)보다도 17bp 늘어났다. 부동산과 채권을 팔아 투자손실을 방어했지만 상반기에만 1조5000억원의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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