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사태를 반면교사로 은행들이 앞 다퉈 핵심성과지표(KPI)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실적 위주의 지표가 은행원에 판매 압박을 주고, 불완전판매를 부추겼다는 지적에서다.

그렇다면 수익률 중심의 평가지표는 은행원의 현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 

은행이 최근 KPI 개편에서 방점을 둔 부분은 고객 사후관리 평가 배점 확대다. 판매에만 급급하지 말고 꾸준히 고객을 관리하며 수익률을 챙기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성과관리를 위해 기대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판매하는 게 유리한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크다.

불완전판매의 원인은 판매자인 은행원이 상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던 데 있다. 과거 예대 업무에 집중됐던 은행원의 판매 활동이 투자, 카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확대되면서 전문적인 상담 여력 자체가 부족해진 영향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선 어렵고 난해한 투자상품을 그저 대본 읊듯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해 판매하는 은행의 판매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리 없다. 고객이 합당한 투자 전략을 짜는 데도 도움 되지 않는다.

KPI 개편만으로는 불완전판매의 근본적 원인을 해소할 수 없다. 은행원들이 투자상품에 대해 충분한 정보와 이해력을 갖고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막연히 ‘팔고 보자’식의 벼락치기 교육에서 벗어나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이 동반돼야 한다.

최근 은행은 대출자산 증가를 동반하지 않은 수수료 이익 증대를 꾀하고 있다. 여기서 투자상품의 판매 활성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은행들은 효과적이고 부작용 없는 투자상품 판매 방식을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직원이 고객의 이해도를 높이기 쉬운 게 당연한 이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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