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해보험 이남렬 일반보험기획팀장 · 이수영 플랫폼마케팅팀장

캐롯손해보험 이수영 플랫폼마케팅팀장(왼쪽)과 이남렬 일반보험기획팀장
캐롯손해보험 이수영 플랫폼마케팅팀장(왼쪽)과 이남렬 일반보험기획팀장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영업조직은 없고 직원 절반이 정보기술(IT)인력인 보험사가 있다. 회사 특성상 IT인력없이 상품개발 회의를 할 수 없다. 올해 1월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의 이야기다.

대한금융신문은 영업 개시 3개월 차 캐롯손해보험을 지난 25일 만났다. 캐롯손보는 설계사 없이 온라인으로 보험을 판매하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다.

보험가입은 점포나 설계사 없이 회사(플랫폼)와 직거래로 이뤄진다. 그렇다보니 특화 상품으로 고객의 이목을 끌지 않는 이상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서 승산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캐롯손보는 출범 이후 특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출범 첫 상품인 ‘스마트ON 보험’과 ‘퍼마일 자동차보험’이 그 예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보험 다 쓴 만큼 낸다는 개념이 녹아 있다.

이남렬 일반보험기획팀장은 “스마트ON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계약한 보험기간 안에서 본인이 보장받고 싶은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의 경우 두 번째 보장부턴 보혐료가 싸진다. 쓸수록 경제적 효익이 있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ON버튼을 키고 끄는 건 재가입 개념이 아닌 보장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이 점이 기존에 나온 유사 서비스들과의 차이다. 현재 스마트ON 기능에 탑재된 상품은 해외여행보험과 펫산책보험이다.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은 처음 이용할 땐 일반적인 여행자보험 수준의 보험료를 내지만 스마트ON 버튼을 켜서 보장받는 2회차부터는 가입비와 사업비를 제외한 순수 보험료만 내도록 설계했다. 여러 번 이용할수록 할인 규모는 더 커진다.

펫산책보험은 쿠폰 소진 방식이다. 예를 들어 보험료 2000원을 내면 1회 최저 45원으로 총 44회 동안 보장받을 수 있다.

캐롯손보의 사업방식은 사업비 절감이란 당국의 기조와도 일치한다.

이 팀장은 “스마트ON 기능에 접목할 수 있는 보험은 무궁무진하다”라며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중심으로 스마트ON 시리즈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현재 세번째 스마트ON 상품의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퍼마일 자동차보험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이는 연간 보험료를 전액 선납하는 기존 자동차 보험과 달리 소정의 가입보험료만 납부하면, 이후 매월 주행거리에 따라 산출되는 보험료를 분할해 납부하는 상품이다.

이수영 플랫폼 마케팅팀장은 “퍼마일 차보험은 차량에 ‘플러그’를 장착해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의 서비스”라며 “앞으로 쌓이는 GPS 기반 데이터로 개인화된 보험료를 책정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통상 보험사는 동일 연령, 차량의 통계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출한다. 보험료에 개인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다. 만년 무사고인 40대 남성과 난폭 운전자인 40대 남성의 보험료는 비슷하다는 거다.

캐롯손보는 연령이 아닌 개인의 특성에 초점을 둬 보험료를 산출하는 방식을 목표로 한다.

캐롯손보의 ‘디지털 보험사’라는 이미지 때문에 막연히 20대 등 젊은 층의 고객이 가장 많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출범 이후 캐롯손보에 유입된 고객 연령층은 35세부터 45세까지가 가장 많다.

아직은 자동차보험, 해외여행보험 등으로 주력 상품이 구성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금 더 경제력 있는 연령층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거다.

다만 990운전자 보험 등 핵심 담보만으로 구성한 보험을 중심으로 20대 고객의 가입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 팀장은 “신시장 발굴을 모토로 타깃층을 2030세대로 잡고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있다. 우선 보험료 부담이 적은 합리적인 보험 상품들을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앞으로 젊은 층에 어필하는 다양한 상품은 물론 2030세대가 더욱 쉽게 캐롯손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보험 선물하기 기능 등을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우리는 보험사지만 모여있는 인력 대부분이 IT 인력들이다. 단순히 판매채널을 온라인으로 옮긴 것에 그치치 않고 기술에 기반한 신개념 상품 출시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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