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설정액 4조 급증 ‘이례적’
개인 투자자 거래량만 5배 증가
“변동성장서 장기투자 지양해야”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증시 폭락에 고수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레버리지 펀드로 모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레버리지 펀드의 설정액은 11조2082억원으로 전달 대비 4조4211억원(65.1%) 증가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레버리지 펀드의 설정액은 6조원 대에 머물러왔다. 지난달 한 달간 설정액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펀드 거래량은 13억656만건이었으나 이번 달 거래량은 64억724만건으로 약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하자 저가매수 기회를 잡으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레버리지 펀드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달은 코로나 쇼크로 국내외 증시가 본격적으로 폭락하기 시작한 기간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펀드가 장기적 관점의 투자 상품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장기투자 시 인덱스 펀드보다 수익률이 나쁠 수 있다는 것이다. 

레버리지 펀드는 지수가 계속해서 상승하지 않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경우 최종적으로 지수가 상승했어도 손해를 본다. 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라 손해를 볼 때도 2배로 손해를 보게 만들어졌다. 

만약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의 가격이 1000원이고 코스피가 10% 상승했다면 레버리지 펀드는 20% 상승한 1200원이 된다. 여기서 다시 지수가 10% 하락하면 지수는 원점으로 돌아오지만 레버리지 펀드의 가격은 1200원에서 20% 하락한 960원이 된다.

이처럼 레버리지 펀드는 단타매매 성격이 짙다. 지수가 계속해서 상승하지 않으면 손해가 더 커진다. 장기적으로 이 과정이 계속해서 반복되면 일반 펀드보다도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높은 운용보수도 장기 투자 시 수익률을 떨어트린다. 통상 레버리지 펀드는 일반 인덱스 펀드보다 5배 가량 높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200의 경우 운용 보수는 연 0.150%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인 KODEX레버리지의 운용 보수는 연 0.640%다. 

자본시장연구원 권민경 연구위원은 “레버리지 펀드는 주가의 변동성이 높을 때 장기 투자용으로 선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할 경우 일반 인덱스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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